[美대선] ②치켜 든 트럼프 주먹…K-방산 반사이익

펜실베이니아 야외 선거 유세 중 피격 LIG넥스원·한화 등 미국 방산 시장 진출 ‘활발’

2024-07-17     서효림 기자
1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 버틀러 유세에서 총격을 당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단상에서 내려오며 주먹을 머리 위로 쥐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금융경제신문=서효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피격 사건이 대선판을 흔든 가운데 지지층의 충성도를 높이는 강인한 이미지를 얻게 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두고 각 산업별로 셈법이 복잡하다. ‘자국 우선주의’를 강조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세계 각국이 방위비를 늘리게 돼 국내 방산기업 수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국방비 지출에서 세계 전체의 약 40%를 차지하는 미국은 세계 최대 방산시장이다. 세계 방산 4대 강국을 목표로 하는 한국에 미국 시장 진출은 필수적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나토에 대한 지원 축소를 주장하고 있는데,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유럽 국가들은 자체적인 방어 시스템 구축을 위한 방위비 증액에 나설 수 있고, 이는 국내 방산 기업들의 수요 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K-방산의 수출 실적은 사상 처음으로 200억 달러(약 27조66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30억 달러(약 4조1400억원)보다 약 7배 늘어난 수치다. 국내 방산업체는 최근 5년간 독보적인 수출 증가율인 177%를 기록했다. LIG넥스원, 한화오션 등 국내 방산업체는 미국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이르면 올해가 미국 방산시장 수출 원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LIG넥스원이 대한민국 해군 천자봉함에서 주요 참석자에게 이번 FCT 시험평가를 최종 통과한 '비궁'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IG넥스원

LIG넥스원은 미국 로봇업체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60%를 인수하는 작업을 진행 중으로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로부터 연내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면 미국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또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은 미국 국방부가 하와이 해역에서 주관한 해외비교시험(FCT)최종 시험발사에서 표적6발 중 6발을 모두 명중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FCT는 미 국방부가 전 세계 동맹국 방산기업이 가진 우수 기술을 평가해 미군이 추진하는 개발·획득사업으로 연계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비궁은 미 국방부 주관 시험평가에서 최종 성능을 인정받은 셈이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지난달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 조선소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한화그룹은 필리 조선소 인수로 미국 상선 및 방산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특히 한화시스템은 자율운항이 가능한 민간 상선 개발에서 공조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해병대에서 다목적 무인차량 플랫폼인 ‘아리온스멧’의 성능 평가를 진행 중이다.

한화그룹은 미국 필리 조선소를 인수했다. 사진=한화그룹

위경재 연구원은 “국내 방산의 성장과 함께 한화시스템의 수주 잔고 규모가 약 3년 치 일감에 다다르는 중”이라며 “국내 방산의 글로벌 점유율이 3%를 향해가는 현시점에서 향후 수주 전망 역시 우호적”이라 전망했다. 이어 “길게 보면 실적 성장 모멘텀을 추가로 확보한 셈”이라며 “높아진 수주 잔고가 실적으로 인식되는 기간 등을 고려하면 2026년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화시스템의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14.4% 증가한 6983억원, 영업이익은 58.0% 늘어난 472억원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