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의 여행읽기] 편견을 깬 중국 연태 여행···많이 경험해 봐야 하는 이유
언어만 빼고는 상당히 닮아있는 나라, 중국 많이 배우는 것만큼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게 중요한 이유
한국금융경제신문=김성훈 기자 | 처음 가 본 중국은 익숙하면서 낯설고, 불편하면서 편한 나라였다. 웃느라 배가 고플 정도로 즐거웠고 그만큼 다시 가고 싶지만 혼자서는 가지 못 할 것 같은 나라, 친구들과 함께여서 갈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불편한 듯 편하고 닮은 듯 다른 중국
해안 도시 ‘연태’는 잘 포장된 아스팔트 길과 깔끔하고 높은 빌딩과 저층 건물들이 어우러져 있었다. 한국의 인천, 포항, 여수, 남해, 부산 등이 적절히 잘 섞여 있는 느낌이었다. 그러면서도 관광지에서는 ‘아 중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박 3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꽤 많은 곳을 다녔다. 영종도의 칼국수집을 연상시키는 식당부터 유명한 사과 카페, 울산 고래마을이 생각나는 ‘해창어인부두’, 야경이 아름다웠던 ‘소청리’, 버스로 2시간 거리에 있는 펑라이 ‘팔선과해 풍경구’도 다녀올 수 있었다.
특히 고층 빌딩 사이에 위치한 중국풍의 아기자기한 건물들로 이루어진 소청리는 옛 중국의 문화를 그대로 담은 작은 마을 같은 모습이었다. 길거리에 늘어선 음식 냄새와 붉은 등, 북적이는 사람들과 말은 우리가 중국에 왔음을 새삼 실감하게 했다.
연태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2시간을 이동해 도착한 펑라이 팔선과해 풍경구는 중국에서 가장 높은 5A급의 관광지다. 중국은 기본적인 관광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A급부터 중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관광지인 5A급까지 5등급으로 관광지를 분류한다. 팔선과해 풍경구는 최고 등급의 관광지로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대표 명소 중 하나다.
팔선과해 풍경구는 배를 타지 않고 각자의 요술을 부려 바다를 건넌 여덟 신선의 전설을 따서 조성된 도교 사원 단지다. 72명의 신선들이 모여 있는 ‘회선각’을 중심으로 조롱박 모양으로 조성됐다. 회선각에 올라서면 자연과 사람이 빚어낸 아름답고 조화로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경험해 봐야 하는 이유
몽골 때와는 달리 어떤 목적을 가지고 중국에 간 것은 아니다. 어느 날 친구가 보낸 ‘중국 갈래?’라는 메시지에 그러겠다고 답하며 성사된 여행이었다. 단지 새로운 경험, 새로운 장소는 언제나 환영이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떠난 여행이 생각보다 큰 울림을 가져왔을 뿐이다.
중국 연태 여행은 시작부터 신선한 충격과 함께였다.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는 믿지 않는다는 기준을 세우고 살고 있지만, 짧은 인생만큼의 경험과 식견에서 비롯된 선입견은 어쩔 수 없이 갖고 있다. 그러나 그 선입견은 생에 처음 중국에 발을 딛는 순간 산산이 조각났다.
내가 아는 중국은 특유의 색채가 심할 정도로 강한 나라였다. 사람들은 소란스러우며 비질서적이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고 지저분한 나라. 한국이라는 한정된 장소에서 만난 소수의 중국인과 미디어를 통해 배운 중국은 그런 이미지였다. 결코 긍정적일 수 없는 평가 탓에 중국은 언젠가 가보고 싶지만 필수는 아닌, 그저 막연히 ‘언젠가 가봐야지’라는 생각에 그치는 여행지였다.
그러나 직접 가본 중국은 기묘할 정도로 우리나라와 비슷했다. 거리는 깔끔했고 사람들은 친절했다. 차례를 지킬 줄 알았고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무더위에도 여행자들이 충분히 사진을 찍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배려심도 있었다.
다만 와인 박물관에서 관람을 마치고 출구로 가던 할아버지가 우리 뒤를 쫓아오며 몰래 사진을 찍는다거나 외국인인 걸 알고 나서 더 열심히 중국어로만 설명하는 등 불쾌한 순간도 있었다. 다만 언제나 예외는 존재하는 법이기에 기왕이면 불쾌했던 경험들을 극히 예외적인 경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물론 한 번의 여행을 통해 만난 중국이 중국 전체에 해당하는 모습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다만 중국은 넓은 땅만큼이나 경이로운 수의 인구와 다양한 민족이 살아가는 나라인 만큼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다양성을 가진 나라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직접 경험해보기 전에는 알지 못했을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었던,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이었다는 점 외에도 누군가에게 경험의 중요성을 설명하기에는 차고 넘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