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영업점 폐쇄 지속…금융소외계층 챙기기 ‘과제’
디지털화 따른 현상…상반기 저축은행 지점·임직원 수 동반 감소
한국금융경제신문=양지훈 기자 | 저축은행들이 영업점 수를 꾸준히 줄이고 있다. 디지털화 가속에 힘입어 대부분의 용무를 휴대폰으로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지난해까지 이어진 업황 악화로 많은 저축은행이 조직 규모를 축소한 것도 점포 수 감소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다만, 점포 수 감소로 노년층 등 ‘금융소외계층’의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업계는 앱에서 노년층 전용 모드를 신설하는 등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저축은행 점포 수, 상반기 247곳…임직원도 감소 추세
16일 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 금융통계현황’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말 기준 저축은행 점포 수(업무보고서상 본점 수 기준, 점포설치 인가 기준)는 247곳으로 전년 동기(264곳) 대비 17곳 줄었다.
저축은행 점포 수는 2012년 6월 390곳으로 정점을 찍은 후 꾸준히 줄어들었다. 2021년 9월 297곳으로 ‘300 점포’가 무너졌으며, 올해 들어 250곳 이하로 줄었다. 최근 1년간 분기별 저축은행 점포 수는 ▲2024년 6월 264곳 ▲2024년 9월 260곳 ▲2024년 12월 257곳 ▲2025년 3월 254곳 ▲2025년 6월 247곳이다.
점포 수가 줄면서 임직원 수도 감소했다. 2023년 6월까지 저축은행 임직원은 1만명을 넘었으나 2024년 6월 9653명, 2025년 6월 9375명으로 꾸준히 줄어들었다. 임직원 수가 가장 많았던 2023년 12월(1만305명) 대비 약 1000명 가까이 감소했다.
◆ 디지털화, 불가피한 흐름…금융소외계층 ‘불편 최소화’ 노력
저축은행 점포가 줄어들고 조직이 슬림화하는 이유는 디지털 금융 전환에 속도가 붙었기 때문이다. 모바일 뱅킹이 보편화되면서 고객이 지점에 방문하는 사례도 줄어들었다.
아울러, 최근 2~3년간 이어진 업황 악화도 조직 규모 축소에 불을 지핀 것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업계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 8년간 흑자 행진을 이어갔으나, 2023년 이자비용 증가와 대손충당금 적립의 영향으로 당기순손실(5559억원)로 전환했다. 지난해에도 당기순손실 3974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들어서야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점포 수 감소로 노년층 등 금융소외계층이 저축은행에 접근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저축은행업계는 점포 이용 고객이 줄어드는 데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노년층 등이 소외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다가가겠다는 방침이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스마트폰을 보유하지 않은 어르신도 꽤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고객이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다. 환경이 모바일 위주이다 보니 비대면 서비스에 집중하고 점포 수는 줄이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무작정 점포를 통폐합하거나 폐점하는 게 아니라, 폐쇄 절차를 강화해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며 “노년층을 위한 비대면 앱 거래 환경을 조성하는 등 대안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중장년층을 위해 ‘간편 모드’를 도입해 자금 이체 등 주요 기능을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아울러, 2020년부터 중장년층 고객을 위해 ‘큰 글씨’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해당 서비스는 상품 조회·가입, 계좌이체 등에서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