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값 동반 상승, 4분기도 이어질까
국제 금·은값, 연초 대비 56~69% 상승 안전자산 매력 부각…유동성이 단기 흐름 좌우
한국금융경제신문=양지훈 기자 | 국제 금·은값이 연일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꾸준히 경신하고 있다. 금리 인하 시기인 데다 미국 달러화 가치 하락에 대비해 수요가 안전자산으로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국제 금값이 장기적으로 온스당 5000달러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헤지(hedge, 위험 회피) 수단이라는 점이 금의 가치를 높이는 결정적인 이유로 꼽힌다. 다만, 시장의 유동성 공급 여부에 따라 위험자산 쏠림 현상도 발생할 수 있어 투자자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 국제 금·은값, 나란히 최고치…안전자산 부각
14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30.40달러(0.74%) 오른 트로이온스당 4163.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1월 2일, 2669달러)보다 56% 상승했다.
은 선물은 온스당 50달러 고지를 밟았다. 이날 50.62달러로 거래를 마감하며 1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초(29.9달러) 대비 상승률은 69.3%다.
전문가들은 귀금속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 ▲각국 중앙은행의 달러 대체 비축 자산 매수 ▲완만한 경기 회복 흐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 등을 거론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2026년 상반기까지 금리 인하 사이클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는 금 가격에 매력적인 환경을 제공한다”며 “지난 9월 들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금 가격은 금리 인하 사이클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증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각국 중앙은행은 실질금리가 하락할 것을 대비해 무이자 자산인 금으로 헤지한다”며 “지난 5월 이후 중국 개인 투자자들의 실물 수요가 정부 규제로 억제됐음에도 각국 중앙은행들의 헤지 수요가 이를 상쇄했다”고 덧붙였다.
은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법 232조 중요 광물 조사’에 은이 포함돼 가격 상승에 불이 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유동성, 향후 안전·위험자산 편중 좌우
전문가들은 금값이 장기적으로는 온스당 50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시장 유동성이 단기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진영 연구원은 “금은 정책금리 인하가 기대되는 구간에서는 압도적인 성과를 보이지만, 유동성이 본격적으로 팽창되는 시기에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과를 보인다”며 “미국 주도의 유동성이 본격화된다면 전통 안전자산인 금보다 위험자산이 더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은은 최근 이어진 급등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온스당 50달러대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부터 다시 부각되는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는 실질금리 하향 안정세와 달러지수(DXY) 약세에 편승한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은 가격 목표로 온스당 50달러를 제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