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건희 회장 5주기 추도식…이재용 회장, 홀로 묘소 돌며 ‘조용한 추모’

삼성家 유족 참석해 20분간 추도식 진행 전·현직 경영진 150여명 참석해 헌화 이재용 회장, 사장단 오찬 후 메시지 “언급 없었다”

2025-10-24     허지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4일 경기도 수원시 선영에서 열린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5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금융경제신문=허지현 기자 |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별세 5주기 추모식이 유족과 현직 삼성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24일 엄수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특별한 메시지 없이 '차분한 추모'를 이어갔다. 삼성가(家) 유족들과 그룹 사장단도 선영을 찾아 '이건희 정신'을 기렸다.

5주기 추모식은 이날 경기 수원시 장안동의 가족 선영에서 열렸다. 엄숙한 분위기 속 진행된 추모식에는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등 유족들이 참석했다.

추모식 현장에는 삼성그룹 사장단과 유가족을 태운 일부 차량만 출입이 허용됐으며, 취재진과 외부 추모객의 접근은 제한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9시 40분부터 고 이 회장의 5주기를 기리기 위한 삼성그룹 사장단의 행렬이 본격적으로 이어졌다. 현직 경영진 50여명이 탑승한 승합차 7대가 시간차를 두고 선영 입구를 통과했다.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 정현호 사업지원TF 부회장,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사장) 등 경영진 50여명은 약 40분간 헌화와 분향을 했다. 오후에는 전직 경영진 100여명도 선영을 찾아 추모를 이어갔다.

이재용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검은색 세단을 타고 선영을 찾았다. 이서현 사장과 김재열 사장이 가장 먼저 도착했고 이어 이부진 사장과 홍라희 전 명예관장이 도착했다. 추모식은 유족만 참석한 채 약 20분간 간소하게 진행됐다.

선영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공동명의로 보낸 조화가 놓여졌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 2022년 이건희 선대회장의 2주기 추도식에 직접 참석한 바 있으며, 이후 3년 연속 추모식마다 조화를 보내며 고인과의 의리를 지키고 있다.

고 이 회장보다 10살 아래인 김 회장은 이 선대회장을 '형님'으로 모셨다고 전해질만큼 절친한 사이다. 김 회장은 2020년 10월 고 이 회장의 장례식에 참석해 "고인을 친형님과 같이 모셨다. 오늘은 가장 슬픈 날"이라고 슬픔을 전한 바 있다.

이재용 회장은 추모식을 마친 뒤 오전 11시 10분경 선영을 떠났다. 이후 경기 용인시 삼성 인력개발원에서 사장단과 오찬을 함께하며 이건희 선대회장의 정신을 기린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일각에서는 고 이 회장의 뜻을 기려 이재용 회장이 새로운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공식적인 언급은 없었으며 추모식에서 별도의 메시지는 따로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0일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열린 선대회장 5주기 추모음악회에 참석해 사장단 및 관계사 우수직원 등과 만찬을 함께했다. 만찬상에는 비빔밥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음악회에는 이건희 선대회장이 평생 수집했던 '이건희 콜렉션' 사진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유족들은 고인의 뜻을 기려 문화재와 예술품 2만 3000점을 국립중앙박물관 등 국가 기관에 기증해 화제가 됐다.

한편 이날 삼성그룹 인트라넷 접속 화면에는 '시대를 앞선 혜안, 우리의 미래를 비춥니다'라고 적힌 추도사가 올라왔으며, 이 문구는 사흘간 전 임직원 근무 시스템 화면에 띄워져 선대회장의 경영철학을 함께 기리자는 뜻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