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4주년] SBI저축은행, M&A 발판으로 도약 준비
SBI홀딩스 글로벌 네트워크 기반으로 미래 금융 생태계 확장 교보 협력 통해 ‘보험+저축은행’ 복합금융 모델 구축 가속화
한국금융경제신문=김미소 기자 | SBI저축은행이 11월 1일 창립 54주년을 맞이한다.
SBI저축은행의 모체는 신삼무진주식회사다. 1971년 설립된 신삼무진주식회사는 여러 차례 합병과 사명 변경을 거쳤다. 이후 2002년 일본 SBI그룹과 협력해 자본을 확대했고, 2013년 대규모 유상증자로 경영권이 SBI홀딩스로 넘어가며 그해 9월 사명을 SBI저축은행으로 변경했다.
SBI저축은행은 SBI홀딩스의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단순한 예·적금 위주의 영업을 넘어, 해외 및 혁신기업 투자를 적극 병행하고 있다.
31일 SBI저축은행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SBI성장전략M&A펀드’, ‘글로벌게이트웨이펀드Ⅰ’, ‘미래창조 SBI ASEAN-M&A 투자조합’ 등 여러 글로벌·국내 펀드에 출자하고 있으며, 핀테크·바이오·녹색성장 분야 사모투자조합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는 국내 저축은행 중에서도 보기 드문 글로벌 네트워크 기반 투자모델이라는 평가다.
또한, 디지털 채널 측면에서는 모바일 플랫폼 ‘사이다뱅크’를 중심으로 예금·대출·카드·자산관리 서비스를 통합하고, UI/UX 고도화 및 보안 인증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전국 17개 지점을 운영하면서도, 비대면 전환율이 90%를 넘어서는 등 디지털 중심 영업 체질을 완성해가고 있다.
2025년 상반기 SBI저축은행의 반기 순이익은 562억원으로, 전년 동기 161억원 대비 약 3.5배 급증했다. 실적 개선의 핵심 요인은 비용 절감과 자산 건전성 강화다. SBI저축은행은 대손상각비와 이자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선제적인 부실채권(NPL) 매각을 추진하며 건전성을 끌어올렸다. 그 결과 NPL(부실채권) 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말 6.83%에서 올 6월 말 5.90%로 0.93%p 하락했고, 연체율도 5.35%에서 4.06%로 1.29%p 낮아져 5대 저축은행 중 유일한 4%대를 기록했다.
이러한 지표 개선에 힘입어 SBI저축은행은 지난 1분기에 OK저축은행에 내줬던 총자산 기준 업계 1위 타이틀을 되찾았다. 1분기 말 기준으로는 SBI저축은행(13조4073억원)이 OK저축은행(13조5557억원)보다 소폭 적었으나, 한 분기 만에 총자산이 7969억원 증가하며 14조2042억원을 기록, OK저축은행(13조1744억원)을 약 1원 차로 앞질렀다.
SBI저축은행의 또 다른 성장축은 교보생명과의 M&A다. 교보생명은 지난 4월 일본 SBI홀딩스로부터 SBI저축은행 지분 30%를 인수하기로 결정하고, 내년 10월까지 최대 50%+1주를 추가 취득해 경영권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번 거래는 약 9000억원 규모로, 금융당국 승인 절차를 거쳐 단계적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양사는 ‘보험+저축은행’ 모델을 기반으로 한 복합금융 시너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교보생명의 전국적인 영업망과 SBI저축은행의 디지털 금융 역량이 결합되면, 보험 고객에게 저축은행의 예·적금·대출 상품을 제공하고 저축은행 고객에게 교보생명의 보험 서비스를 연계해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양사 모바일 앱의 이용자 수를 합치면 약 370만명 규모의 디지털 고객 기반이 형성돼 데이터 기반 맞춤형 금융상품 제공, 공동 마케팅 등 플랫폼 협업 모델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5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SBI저축은행은 이제 단순한 저축은행을 넘어 보험·자산운용·디지털금융이 융합된 ‘종합금융 플랫폼’으로의 전환점에 서 있다. 교보생명과의 결합은 SBI저축은행이 국내 저축은행업계를 넘어 복합금융그룹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