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형의 돈 되는 사주] 주역 64괘와 길흉화복

2025-10-30     headlaner 기자
사진=이민형 대구예술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한국금융경제신문=headlaner 기자 | 주역의 역(易)은 변화를 의미한다. 해(日)와 달(月)이 교차하듯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인간의 삶은 바뀌어 간다. 생각, 감정, 오감에 따라 말과 행동도 바뀌며, 수시로 바뀌는 우리의 생각과 행동은 마치 음과 양이 상호 변화해 가는 것과 같다.

극도로 화가 나면, 이성을 잃은 것처럼 행동한다. 양이 극에 달하여 음이 쇠한 것과 같다. 양은 발산이며, 음은 수렴이다. 양은 위로 뻗치는 성질이 있으며, 음은 가라앉는 성질이 있다. 불은 양이기에 위로 솟구친다. 물은 음이기에 아래로 흐른다. 인간의 생각과 감정도 이와 같다고 본다.

양이 차면 음이 쇠하는 원리는 해가 뜨면 달이 지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달이 지더라도 달이 없어지는 것은 아닌 것과 같이 인간의 근원적인 본성은 우리 내면에 잠재해 있다. 아무리 우리의 생각과 감정이 바뀌더라도 변하지 않는 무언가가 있지만, 이를 ‘무엇’이라 지칭하여 부를 수가 없다. 다만, 주역에서는 이를 ‘태극(太極)’이라 말하며, 인간사회에 구현하는 실천적 원리로서 ‘중용(中庸)’이라고도 한다.

음과 양이 변화하더라도 바뀌지 않는 무언가가 있듯이 인간의 변하지 않는 마음도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수시로 꺼내서 보지 못할 뿐이다. 외부의 환경이 변화하더라도 바뀌지 않는 마음으로 삶을 대할 때 우리의 소명을 다할 수 있지 않을까?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바뀐다. 그러면 참으면 된다. 극복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인가? 이미 우리 안에 있다. 주역은 이를 말해 주는 것이다.

주역 64괘 중 길흉(吉凶)의 정점은 수화기제와 화수미제의 괘라 할 수 있다. 수화기제는 물(☵)이 불(☲) 위에 있어 아래로 흐르는 음과 위로 타오르는 양이 만나 조화가 완성된 상태를 의미한다. 반대로 화수미제는 불(☲)이 물(☵) 위에 있어 부조화된 상태를 말한다. 당연히 괘를 뽑았을 때 수화기제 괘가 나오면 기뻐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괘의 완성이란 최고 정점이기에 시간이 지나면 곧 내리막길로 진입한다. 현상유지가 어렵고 변화를 경계해야 한다. 즉, 길함 속에 흉이 있다. 반대로 화수미제의 괘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에 희망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말하며,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길한 괘가 나오면 기쁘지만 교만하지 말아야 한다는 권고를 수반한다. 그 상황을 유지하고 오래 지속하고 싶으면 덕을 쌓아야 한다는 조언이 붙는다. 반면에 흉한 괘가 나오면 걱정이 앞서고 두려워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는 나쁜 일이 곧 생긴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과 말을 주의하라는 의미이다. 잠시 멈추고 자신을 성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는 때이므로 무리하지 말고 기다리라는 경고의 메시지이다.

요컨대, 길(吉)이란 순조롭고 이로우며, 나아가기에 좋은 상태라 할 수 있다. 흉(凶)은 막히고 위험하며, 멈추고 물러서야 하는 상태이다. 그러나 이는 정체된 것이 아니기에 길한 상황에서 교만하거나 무리하면 흉으로 변할 수 있으며, 흉한 괘가 나왔을 때 그 괘의 조언(괘사)을 따르면 흉함을 피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