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여신업 침체에도 ‘우뚝’…비용억제 덕봤다
카드업계 침체에도 순익 성장 이뤄 프리미엄 회원 성장·비용관리 주효 대손비용 증가세…건전성 부담 지속 전망
한국금융경제신문=옥준석 기자 | 현대카드가 여신금융업의 침체 속에서도 성장을 기했다. 대부분 카드사가 수익성 악화와 대손 비용 부담으로 순익이 하락했지만, 올해 3분기 현대카드는 지난해 3분기 대비 10%가 넘는 순익을 올렸다.
이 같은 순익 증가는 비용관리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경쟁사는 영업수익을 늘렸음에도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현대카드는 영업수익 증가에 더해 비용부문은 틀어막은 것이다. 다만 대손비용이 증가세를 보이며 일각에서는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4일 여신금융업계를 살펴보면 현대카드는 올해 3분기 895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 성장했다. 반면 경쟁사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신한카드·삼성카드·하나카드·우리카드는 4~20%대까지 순익이 하락했다. 영업비용·대손비용 등이 주된 이유로 풀이된다.
경쟁사가 영업수익 대비 비용 부담으로 순익이 감소한 것과 달리 현대카드는 비용을 억제해 순익을 방어했다.
현대카드의 3분기 누적 영업수익은 2조74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업계 1·2위를 다투는 삼성카드와 신한카드는 각각 6.1%, 4.4% 증가하며 모두가 영업수익 증가를 이뤄냈다.
다만 비용부문에서 희비가 갈렸다. 올해 3분기 누적으로, 신한카드는 ‘수수료 및 기타영업비용’에서 삼성카드는 금융비용으로 각각 17.2%·14.0%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카드는 같은 기간 영업비용 부문에서 8.1%의 상승세만 보이며 방어했다.
현대카드는 이 같은 수치에 대해 회원 성장을 기반으로한 영업수익 확대를 지속했다고 분석했다. 비용부문은 자산 성장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와 경기침체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가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신한카드는 판매관리비(판관비) 부문도 증가세를 보이며, 순익에 영향을 줬다. 올해 3분기 추가 희망 퇴직을 실시하며 생긴 일회성 비용이 원인이다. 신한카드의 3분기 누적 판관비는 63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의 판관비는 6482억원으로 5.75% 증가했다.
현대카드는 이 같은 순익 증가가 프리미엄 회원 비중 성장 덕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카드의 연회비 15만원 이상 회원은 1261만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36만명 증가했다. 2022년과 대비해서는 1.4% 증가한 수치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손 비용을 문제삼았다. 올해 3분기 누적 신한카드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66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의 증가세를 보였다. 삼성카드는 올해 3분기 누적 551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13.3% 증가했다. 현대카드는 같은 기간 334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19.01% 증가했다.
이 같은 카드론·현금서비스·리볼빙 등을 중심으로 한 대손비용 증가세는 부실위험이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출성카드자산 대부분이 중·저신용자 차주로 구성, 다중채무자 비중이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현대카드의 3분기 연체율은 0.79% 정도를 유지하는 중이다.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기조와 충당금 적립 수준, 자기자본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손실완충능력이 연체율을 우려할 만큼은 아닐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노효선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민간소비지출 성장세가 둔화되고 감독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가 이뤄지지만, 신규회원 확보를 통해 신용판매자산을 확대하고 카드 대출 확대로 외형이 소폭 성장할 것이다”며 “다만 경기회복 둔화, 높아진 물가 등으로 차주의 상환능력 저하가 예상되며, 수익성 제고를 위해 카드대출 자산을 확대하고자 하는 만큼 건전성 관리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