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3Q 실적 리뷰] ‘해킹 여파’로 영업익 급감…4분기 볕들까

통신 3사 합산 영업익, 전년 동기 대비 약 39.82% 감소…1조원 선 붕괴 SKT, 창사 이래 최초로 별도 기준 분기 적자 전환 KT, LG유플러스도 4분기 ‘해킹 공포’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

2025-11-10     최예헌 기자
이동통신 3사. 사진=연합뉴스

한국금융경제신문=최예헌 기자 | SKT·KT·LG유플러스가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업계에서는 3사의 합산 영업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줄어든 데 대해 우려를 보내고 있다. 해킹 사태의 영향이 SKT를 덮치고 LG유플러스도 일회성 인건비 반영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이다. KT는 영업이익이 소폭 늘었으나 4분기 실적에 해킹 여파가 반영될 전망으로 통신 3사의 4분기 실적 전망은 어둡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SKT는 매출 3조9781억원에 영업이익 484억원을 기록했으며 KT는 매출 7조1267억원, 영업이익 5382억원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매출 4조108억원에 영업이익 1617억원을 기록했다.

SKT와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합산 영업이익은 약 7483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합산 영업익 1조2434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해 약 39.82% 감소했다. 

통신 3사가 이처럼 눈에 띄게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은 ‘해킹’ 사태가 큰 역할을 했다. 지난 4월 SKT를 시작으로 9월 KT도 해킹 사고에 몸살을 앓았으며, 지난달에는 LG유플러스까지 서버 해킹 정황을 확인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피해 신고서를 제출했다.

특히 SKT가 유심 정보 유출 사고의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이 불리하게 작용했다. SKT는 3분기 사이버 침해 사고 보상 프로그램인 ‘고객 감사 패키지’ 시행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90.9% 감소했으며, 별도 기준으로는 영업손실 522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분기 적자라는 씁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SKT는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3분기 배당 미실시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례 없는 재무실적 악화라는 판단에서다. SKT는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배당 실시 여부는 확정적으로 언급하기 어려우나 연간 실적을 감안해 결정할 예정”이라며 “경영 환경 정상화를 통해 다시 배당을 재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SKT의 내년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이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 연결 매출은 17.8조원, 영업이익은 2조원으로 정상화될 전망”이라며 “올해 발생한 대규모 일회성 비용에 대한 기저효과와 더불어 AI DC 등 AI 사업 성과가 본격화되고 인건비, 감가상각비 등 비용 구조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T 본사. 사진=한국금융경제신문

KT는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소폭 늘었다. 이는 연결 기준으로 16% 증가한 것으로, 별도 기준으로는 0.6% 증가했다. 강북본부 부지 개발에 따른 일회성 부동산 분양이익 반영 등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다만 KT는 아직 소액결제 해킹 사태가 3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기 때문에 살아남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해당 사고의 여파는 4분기에 반영될 전망이다. 장민 KT CFO는 지난 7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실적과 관련해 “계절성 이슈 및 고객보상안 비용과 과징금 불확실성 등 감안해 보수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도 KT가 실적을 견조하게 유지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봤으나 해킹 여파로 인한 ‘나비효과’를 부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김영섭 KT 대표가 국정감사에서 이번 해킹 사태에 대해 ‘책임지겠다’며 연임을 포기한 것도 불안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찬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해킹 조사 과정에서의 추가 악재 출현 가능성과 신임 대표의 경영 기조 등 확인해야 할 변수가 많아 적극적인 비중 확대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불확실성 해소와 함께 투자심리가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내년 초를 변곡점으로 판단하나, 그 전까지 주가 하방 압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일하게 해킹 피해 사실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4.3% 감소했다. 다만 이는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인건비(약 1500억원 규모) 지급의 영향으로, 이를 제외하면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7% 늘어난 3117억원으로 상반기에 이어 개선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LG유플러스 측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현재 KISA에 해킹 피해 신고서를 제출한 상황으로, 피해 사실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정보유출 여부가 확인될 시 실적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LG유플러스의 4분기 실적 개선 가능성을 불투명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SKT와 KT 사례로 보면 LG유플러스 역시 4분기 해킹 관련 비용 발생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유의미한 이익 성장은 2026년에나 기대해야 할 것 같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