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3Q 실적 리뷰] 구멍난 하늘에도 볕 든 넷마블·크래프톤

신작 흥행·해외시장 확대가 실적 이끈 넷마블·크래프톤 3분기에도 지속된 불황에 대다수 게임사 실적 저조

2025-11-12     김성훈 기자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CI. 사진=각사

한국금융경제신문=김성훈 기자 | 게임업계가 전반적인 실적 부진을 면하지 못한 가운데 넷마블과 크래프톤이 견조한 수익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엔씨소프트와 위메이드, 웹젠,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등이 게임업계에 드리운 먹구름이 걷히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탓에 더욱 돋보이는 성과다.

◆넷마블·크래프톤, 신작·컬래버 효과로 3분기 실적 견인

12일 주요 게임사들이 진행한 실적발표회(IR)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여전히 게임업계 불황이 이어지며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 수익을 견인할 마땅한 신작이 없는 게임사들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2025년 상반기 출시한 ‘RF 온라인 넥스트’와 ‘세븐나이츠 리버스(세나리)’, 하반기 출시한 ‘뱀피르’ 등 신작 3종이 모두 흥행에 성공한 넷마블은 그에 힘입어 올해 3분기에도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넷마블은 3분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5%, 38.8% 증가한 6960억원의 매출액과 90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5월 출시한 세나리의 온기 실적과 지난 8월 출시한 뱀피르의 흥행으로 인한 견고한 매출 및 자체 IP 비중 확대에 따른 지급수수료율 감소세 지속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신작의 연이은 흥행으로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입증한 넷마블은 올해 4분기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오버드라이브’를 시작으로 2026년 ▲스톤에이지 키우기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쏠: 인챈티드 ▲몬길: 스타 다이브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 ▲이블베인 ▲샹그릴라 프론티어: 일곱 최강종의 전사들 ▲프로젝트 옥토퍼스 등 9종의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넷마블은 액션부터 방치형,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로그라이트, 협동, 수집형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출시해 게임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넷마블만의 차별화된 성과를 이어갈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3분기 매출 8706억원과 영업이익 348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 7.5% 증가한 수치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한 1조519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창사 이래 최초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올해 진행한 글로벌 아티스트 ‘에스파’, ‘지드래곤(G-Dragon)’, 프랑스 고급 자동차 브랜드 ‘부가티’ 등 인기 IP(지식재산권)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 PC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3539억원으로 역대 최고 매출을 올리며 인도를 공략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BGMI)’와 함께 실적을 견인했다.

크래프톤은 서비스 4주년을 맞은 BGMI가 전년 동기 대비 누적 이용자 수 15%, 평균 과금 이용자 수 34% 상승하는 등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현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BGMI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인도만을 위한 차별화된 전략을 전개하며 인도 시장에서의 새로운 성장 기회를 발굴해 인도의 현지 퍼블리셔 포지션을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침체된 업황에 반등 실패한 게임사들

한편 크래프톤과 함께 NK라 불리며 게임업계 양강으로 꼽히는 넥슨은 연결기준 매출 1조1147억원(1187억엔)과 영업이익 3524억원(375억엔)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자체 전망치를 달성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27% 감소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출시한 ‘마비노기 모바일(가칭)’과 함께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3배 증가한 국내 메이플스토리와 전년 동기 대비 72% 성장한 던전앤파이터 등이 실적을 전망치를 넘어서는 실적을 견인했다는 설명이다.

넥슨은 아크 레이더스, 지난 6일 출시한 ‘메이플 키우기’를 시작으로 오는 18일 중국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는 ‘더 파이널스’ 등 핵심 프랜차이즈와 신규 IP 성장에 가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그라비티와 엔씨소프트, 웹젠,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등도 실적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라비티는 3분기 1389억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21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2.8% 감소했다. 그라비티는 동남아시아 지역 및 대만·홍콩·마카오 지역에 론칭한 ‘라그나로크 M: 클래식’의 매출 감소가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부터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 퇴직 위로금 등 일회성 비용과 주요 게임들의 매출 감소 등으로 올해 3분기 매출 3600억원과 영업손실 7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 감소했으며 영업익은 적자 전환했다.

웹젠은 438억원의 매출과 7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 21% 감소했다. ▲뮤 ▲R2 ▲메틴2 ▲샷온라인 등 주요 게임들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며 영업 비용 축소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실적을 올렸다.

지난 9월 함께 기대작 ‘더 스타라이트’와 ‘가디스오더’를 출시했던 컴투스와 카카오게임즈도 실적 반등에 실패했다. 컴투스는 연결 기준 1601억원의 매출액과 영업손실 19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4%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신작의 마케팅 비용과 흥행 실패의 여파가 컸다.

출시 40여일 만에 ‘가디스오더’ 업데이트 중단을 선언한 카카오게임즈도 고배를 마셨다. 카카오게임즈는 3분기 매출 1275억원과 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1.7%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오딘’의 안정적인 국내 서비스에도 글로벌 서비스 하향 안정화와 신작 흥행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