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손보사 실적리뷰] DB손보, 지급여력비율 상승…주주 환원 35% 이루나

지급여력비율 상승…신종자본증권·금리위험 축소 덕 포테그라 인수 체결…중장기 밸류업 정책 도움 전망 자본 건전성 안정적이지만만손해율 악화 우려

2025-11-19     옥준석 기자
DB손해보험이 높은 지급여력비율을 바탕으로 중장기 주주환원율 35% 이상을 목표로 잡았다. 사진=DB손해보험

한국금융경제신문=옥준석 기자 | DB손해보험이 중장기 주주 환원율 35% 이상을 내걸었다. 지난해보다 12.0%p 이상의 주주 환원율을 보이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다만 지급여력비율이 안정적인 구간에서 관리가 되고, 계속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때라는 조건이 붙었다.

그럼에도 주주 환원 기대감은 여전하다. 중장기 주주 환원 재고 선언에 더해 자사주 비율이 높은 점, 배당수익률이 5% 중반을 기록하는 점 등에 이 같은 기대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급여력비율 안정적이지만…보험 손익 ‘걸림돌’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을 살펴보면 DB손해보험(DB손보)의 지급여력비율(K-ICS 비율)은 226.5%로 추정되며 지난해 말보다 23.4%p 증가했다.

이는 요구자본보다 가용자본을 더 키운 덕이다. K-ICS 비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지표로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방법의 하나다. 자산에서 부채 등을 차감한 ‘가용자본’에서 위험액 등을 산출한 ‘요구자본’을 나누고, 100을 곱해서 계산한다.

DB손보의 올해 3분기 말 가용자본은 22조1543억7400만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6% 증가했다. 반면 요구자본은 9조7832억9800만원으로 4.04% 증가에 그쳤다. 이 같은 가용자본 확대는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듀레이션 개선 효과로 대폭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 3분기 초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7470억원을 통해 가용자본이 성장한 점이 한몫했다. 2055년 9월 1일 상환기일이 예정된 해당 자본증권 덕에 K-ICS 비율이 지난 2분기보다 약 9%p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나머지 증가분은 금리위험이 대폭 축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보험 손익은 다소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올해 3분기 누적 보험 손익은 7725억3300만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47.03%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는 자동차보험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운행량 증가와 기본요율 인하로 인한 대당경과보험료 감소 지속 등으로 손해율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인하 사이클 추세가 끝나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대부분 손해보험사에서 자동차보험이 적자로 돌아서 다음 해에는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DB손보는 인상 폭에 따라 흑자전환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위험률 조정 등으로 예실차 관리 등을 진행 중이며 자동차보험에서도 특약 조정이나 위험관리 강화로 실적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는 진단이 나오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턴어라운드’를 기대하는 시선도 있다.

◆중장기 주주 환원 35% 목표…포테그라 인수 영향 주목

DB손보는 2028년까지 주주 환원율 35% 목표하는 중이다. K-ICS 비율이 200~220% 구간에서 관리되며, 지속적인 수익창출이 이뤄진다는 조건이 따라붙었지만, 그럼에도 지난해 말 대비 12.0%p 상승한 수치를 목표한다는 점에서 주주 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대배당수익률을 5.7%로 전망했다. 높은 수준의 자본비율을 기반으로 중장기 주주 효용 증가에는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손해율 악화 요인이 지속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보유 자사주 전부 소각을 할 수 있는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같은 기대감은 대주주 지분이 18%지만, 자사주는 15%로 자사주 비중이 비교적 높은 점에서 기인한다. 이에 대해서는 법안 확정 시 그에 맞게 자사주 소각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전체적인 밸류업 정책은 미국 보험사인 포테그라 인수가 확정된 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소통할 방침이다. DB손보는 올해 9월 약 2조3000억원에 포테그라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계약 체결 때문에 K-ICS 비율이 하락해 주주 환원에 걸림돌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냈다. 다만 포테그라를 인수한 기반으로 이익을 개선할 수 있어 주주 환원 확대 기대가 유효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조아해 메리츠화재 연구원은 “자본비율은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이며, 중장기적으로 미국 보험사 포테그라 인수 기반 이익 개선과 주주 환원 확대 기대는 유효하다”며 “다만 보험 손익은 예상치보다 낮았는데 이는 의료파업 기저효과, 청구 증가 등이 원인이다”고 내다봤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비록 올해 3분기 장기·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이익 감소했으나 경쟁사에 비해 오름세인 이익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안정적인 자본 건전성과 지속적인 이익 실현을 통해 장기적으로 주주 환원율을 35% 수준까지 끌어올릴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