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생보사 실적리뷰] 한화생명, CSM 성장세 기록 중…내년에는 배당하나
신계약 CSM 전분기 대비 증가세…미래이익 기반 다져 지급여력비율 소폭 하락했지만…주주환원 여력 확보 중
한국금융경제신문=옥준석 기자 | 한화생명이 보험손익 부진 속에서도 순익 증가와 신계약 보험서비스마진 확대를 기반으로 중장기 경쟁력을 높이는 모습을 보였다. 해외법인 실적 개선과 투자이익 확대가 부진한 보험손익을 보완했고, 보장성 중심의 신계약 증가로 미래 이익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다.
다만 지급여력비율 소폭 하락과 예실차 악화 등 단기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적지 않다. 하지만 주요 지표가 안정권을 유지하고 자산부채종합관리(ALM) 개선 작업이 병행되면서 배당 재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제도 개선과 실적 흐름이 맞물릴 경우 연말 이후 주주환원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보험손익 부진에도…CSM은 성장 중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한화생명은 올해 3분기 누적 7689억1200만원의 순익을 벌어들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6%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은 GA 자회사와 국내 주요 종속법인, 동남아 시장이익 창출에 더해 올해 신규 편입된 인도네시아 노부은행과 미국 벨로시티 증권을 통한 사업영역 확장 효과로 풀이된다.
신계약 보험서비스마진(CSM) 부분에서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올해 3분기 신계약 CSM은 5643억원으로 지난 2분기 말 대비 29% 늘어났다. CSM 잔액은 누적 기준 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은 보장성 신계약의 확대와 상품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꼽힌다. 새로운 보험계약에서 얻는 미래 이익의 현재 가치를 뜻하는 ‘CSM’이 클수록 보험사는 장기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배수가 높을수록 같은 보험료로 더 많은 미래 이익을 창출하는 ‘CSM 환산배수’도 지난 2분기 6.5배에서 3분기 7.2배로 개선됐다. 종신보험도 지난 2분기보다 13.7% 판매가 늘었다.
이 같은 성장은 CSM 중심의 수익 구조 안착, 그리고 IFRS 17 체제에서의 자본효율성 강화라는 업계 중장기 방향에도 부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CSM의 꾸준한 순증·보장성보험 비중 확대가 미래 이익의 안정적 성장으로 이어져 한화생명이 업계 재편 구도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3분기 보험 손익에서 365억77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예실차가 주원인으로 꼽히며 이에 더해 분기 영업 일수 증가, 2018년 이전 진단·수술 담보와 입·통원 담보계약 중심의 보험금 지급 패턴이 달라진 영향이다. 이에 대해서는 보험계약 위험 심사·평가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투자 손익은 지난해 3분기보다 24% 증가하며 2151억원을 기록하며 보험 손익 부진을 상쇄했다. 지난해 건물 매각 이익 등 일시적인 기저효과에도 상승한 모습이다. 분기 대체투자, 주식, 채권, 교체매매 등 자산 전반에 걸친 환경이 좋아져 평가·처분 이익이 증가한 덕이다. 이자수익도 꾸준하게 늘어나는 추세다.
◆K-ICS 비율 하락했지만…배당 재개 ‘기대’
한화생명의 3분기 지급여력비율(K-ICS 비율)은 157%로 지난 2분기보다 3.6%p 하락했다. 하락 요인으로는 금리 하락에 따른 부채 증가, 예실차 리스크, 해외 자회사 인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진단이다.
이중 ▲예실차 리스크 –3%p ▲보험 리스크 등 요구자본 증가 –2%p ▲벨로시티 증권 인수 영향 –1.5%p ▲9월 금리 상승에도 20년물 이상 장기 금리 상승폭이 10년물의 상승 폭보다 작은 점 –1.5%p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신계약 CSM 유입 4%p ▲한화투자증권 자회사 자본 증가 영향 +1%p가 있다.
다만 K-ICS 비율이 낮아져도 금융당국 권고치인 130% 이상을 웃돌며 자본건전성이 좋은 편에 속해 배당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한화생명이 연말까지 155%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주주환원 여력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또한,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CSM 성장 지속 ▲ALM 개선 작업 진행 ▲K-ICS 비율 안정화 등 3대 과제를 동시에 추진 중인 점도 배당 여력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배당 성향은 다음 해 20%, 2027년 22.9%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 홍예란 연구원은 “실적 반등과 제도 개선을 지켜봐야 한다. CSM 순증과 유지율이 상승하기에 앞으로 추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제도 개선이 현실화될 경우 배당 재개 여부와 시기, 규모에 대해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