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 인프라 부족한데…현대차, 전기차·수소차에 빠진 이유

전기차, 급속 충전기 부족 등 인프라 마련 시급에도 인기 상승 수소차 상용화까지 수년 소요 전망…‘수소 밸류체인 완성’ 목표

2025-11-24     정진아 기자
현대의 수소 승용차 넥쏘. 사진=현대차그룹

한국금융경제신문=정진아 기자 | 현대차가 친환경 차량에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친환경 차량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일본에 수소차 ‘디 올 뉴 넥쏘’를 알리는 동시에 수소 버스 출시를 언급했고, 싱가포르와는 수소 중심 저탄소 기술 협력을 체결했다. 인도네시아에는 전기버스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서도 관련 행보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엔 광역노선 수소버스 도입을 확대하고, 평택항에 탄소중립 수소항만을 구축할 예정이다. 울산엔 수소연료전지 신공장을 설립하며 친환경에 힘을 쏟고 있다.

◆전기차, 수요 증가세에도 충전 인프라 부족…수소차는 빠른 상용화 어려워

전기차의 경우 내년 등록대수 10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누적 전기차 등록대수는 총 86만9739대로, 지난해 68만4244대 대비 약 27.1% 증가했다.

전기차의 인기는 중국산 저가 전기차 수입량이 증가해 경쟁이 발생했고, 이에 신형 전기차들이 출시되며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집계된 수입 전기차 판매 규모는 7만3288대로, 전년 동기 4만1592대 대비 76.2% 증가했다.

이에 전기차 보조금 국비도 더욱 빠르게 소진됐다. 전기차 보조금의 경우 국비가 지급돼야 매칭펀드로 지방비까지 지급되는 구조로, 국비가 소진되면 지방비가 남아도 지금할 수 없는 구조다.

다만 이러한 수요에도 전기차 인프라는 아직 부족한 상태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는 총 44만7768기다. 전기차 약 2대당 충전기 1기 비율로 마련돼 있지만, 급속 충전기는 전국 5만426기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충전기의 약 11.3%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완속 충전기는 차량 운전을 마친 저녁에 활용하고, 아침에 사용을 종료한다. 최신 전기차의 경우 출퇴근 시에는 충분하지만 장거리 주행 시 급속 충전이 필수적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해 “전기차 충전기 전체 대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급속 충전기가 몇 대인지가 중요하고, 실질적으로 급속 충전기의 비율이 30% 이상은 차지해야 한다”며 “실제 완속은 전기차 한 대당 하나씩 있어야 하고, 급속 충전기는 2~3대당 한 대가 필요한데 현재는 완속에 치중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수소차는 근시일 내에 상용화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차는 수소 생산·이동·저장 등 해결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에 지난 윤석열 정부 당시 수소차의 활용 방향을 승용차 대신 차고지에서 충전 가능한 상용차로 변경된 바 있다.

지난 9월 기준 등록된 수소차량 수는 총 3만7552대로, 지난해 3만7557대에서 5대 감소했다. 수요가 적은 만큼 인프라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한국석유관리원 수소유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국의 수소차 충전소는 총 232곳에 불과하다.

◆전기차 ‘수출 기지 육성’·수소차 ‘밸류체인 완성’ 목표

전기차는 지속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공략해야 할 시장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하고, 국내 전기차 전용공장을 글로벌 마더팩토리와 수출 기지로 육성해 국내 차량의 수출을 증가시킨다는 방침이다.

내년엔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이 중공될 예정이고, 기아는 경기도 화성에 PBV 전용 신규 전기차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전기차 충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충전소 등 인프라를 전국에 확대 설치할 예정이다.

상용화에 오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수소차에도 집중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차량 판매가 목적이 아닌, ‘수소 밸류체인 완성’ 목표 달성을 위한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수소 에너지 사업 추진 속도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양산, 수소버스·트럭 개발 등 기존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글로벌 위상을 공고히 하면서, 수소 생산과 공급·저장·활용 등 밸류체인 전 주기에 걸쳐 수소 사회 조기 실현을 위한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