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K은행을 가다] ②구형회 신한인도네시아은행 법인장 “‘BSI’로 2030년 30위권 도약”

2016년 출범…자산 규모 58위권 중형은행 성장, 28개 영업망 구축 내부통제·효울화 기반 영업 성장…3Q 순익 2281억루피아, 전년비 13.5%↑ 한국계·현지 기업 금융지원 중심…현지인 구성 RM팀 중심 기업금융 확대 디지털 금융 경쟁력 강화…SOL UI·UX 개선, 현지 핀테크와의 협업 전략 구형회 법인장 “성장, 내부통제, 도전·혁신 바탕 2030년 30위권 진입 목표”

2025-11-24     김선재 기자
사진=김선재 기자

한국금융경제신문=김선재 기자 | 신한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이 내년 출범 10주년을 맞는다.

2015년 현지 은행을 인수하며 시장에 진출한 후발주자이지만,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치열한 영업경쟁과 현지 금융당국의 규제 속에서도 한국계 기업과 현지 기업 및 개인에 대한 금융지원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며 올해 3분기에는 전년 대비 10% 넘는 순이익 성장과 30만명 넘는 고객을 확보했다.

또한 ‘BSI(Bigger & Stronger with Infinite Passion)’라는 슬로건 아래 향후 5년 내 자산규모 30위권 진입을 목표로, 현지 기업 및 리테일 시장 공략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내부통제 강화에 힘쓰고 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2015년 11월 30일, 현지 은행 ‘인도네시아 메트로 익스프레스 은행(PT Bank Metro Express)’의 지분 98%를 인수하면서 2016년 5월 16일 공식 출범했다. 또한 같은 해 12월에는 전년도 12월에 인수했던 또 다른 현지 은행 ‘인도네시아 센트라타마 내셔널 은행(PT Centratama National Bank)’을 신한인도네시아은행과 합병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 영업점. 사진=김선재 기자

같은 국가 안에서 다른 은행을 인수해도 인력과 시스템 등 내부 프로세스를 통합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데, 다른 국가의 은행을 약 1년 사이에 두 개나 인수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신한은행이 이 방식을 선택한 것은 지배권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인 금융감독청(OJK)이 2개의 은행을 인수할 경우 인수은행 지분을 99%까지 확보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외국계 은행이 1개의 은행만 인수하면 최대로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은 40%로 제한됐다.

출범 9년째인 올해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인도네시아에서 영업 중인 총 105개 시중은행 중 자산 규모 기준 58위의 중형은행으로 성장했다. 직원 수는 주재원 9명을 포함해 약 600명이고, 이중 320명이 본점 소속이다. 자카르타와 수라바야를 중심으로 총 28개의 영업망을 운영 중이다.

구형회 신한인도네시아은행 법인장은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의 강점으로 철저한 내부통제와 효율화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영업 성장을 꼽았다. 

그는 “2023년 초에 왔는데, 영업점 수가 39개였다. 그런데 지금은 28개다. 30%를 줄였다”며 “내부통제 위험이 있거나 그러면 사고로 이어지니, 분석을 해서 점포를 클로징했다. 약 740명의 직원이 600명대 초반으로 줄었고, 그러면서 인건비도 매년 상승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을 기반으로 해서 영업 성장을 하고 있다”면서 “원거리에 있어 사고 개연성이 있거나 적자 점포들을 과감하게 30% 정도 줄이면서 효율화를 꾀하면서 그 힘을 결집해 영업을 늘리는 것이 신한인도네시아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통합 이후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한국계 및 현지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통한 시장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인도네시아는 5개 대형은행이 현지 은행산업 총자산에서 67%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즉, 규모와 조달 경쟁력 측면에서 대형은행과 동일한 비즈니스를 해서는 어려운 환경인 것이다.

이에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시스템을 활용한 공급망 금융과 비대면 상품을 통한 전략적 접근을 통해 시장을 넓히고 있다. 현지화 차원에서 한국계 기업과 거래가 있는 현지 기업과 현지 우량 대기업에 대한 기업금융 지원을 위해 현지 인력으로 구성된 RM 팀을 중심으로 기업금융을 확대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올해 9월 말 기준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의 대출 자산 19조6580억루피아(11억9000만달러) 중 한국계 기업 비중은 54%, 기업대출의 60% 수준까지 증가했다. 기업고객 수는 1만8000개사 수준이다. 동시에 기존 부실여신에 대한 담보 매각을 통한 부실채권 회수 활동 등 관리를 강화하면서 NPL비중이 지난해 말 3.55%에서 올해 9월 말 2.21%로 1.34%p 하락되는 등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고,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281억루피아로,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 영업점 내부에 설치된 ATM. 사진=김선재 기자

신한인도네시아은행 관계자는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를 위해 감정 평가 및 여신 심사 프로세스를 강화했고, 이를 통해 우량 자산 위주로 여신 외형을 증대했다”며 “현지 금융 관행(practice)을 반영한 공급망 금융 상품을 통해 자금난을 겪고 있는 현지 중소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금융 경쟁력 강화를 통한 리테일 영업 확대 및 활성화에도 힘쓰고 있다. 이는 대형은행 중심의 현지 은행산업에서 채널 한계 극복과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인도네시아는 수년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핀테크 산업의 영향으로, 송금, 결제 등 핀테크 기반의 금융습관이 깊숙하게 자리 잡았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기업 펌뱅킹, 인터넷 뱅킹 등 기업을 위한 업무 대부분을 비대면 채널을 통해 처리할 수 있도록 구현했고, 현지 개인 모바일 뱅킹인 ‘신한 SOL 인도네시아’에 QRIS, 교통카드(Flazz) 탑업(Top-up, 충전) 기능 등 현지 생활에 필수적인 기능들을 탑재했다.

또한 My Car Loan(자동차 담보 대출), 급여소득자 신용대출, 현지 핀테크 업체와의 협업을 통한 채널링 상품을 중심으로 리테일 시장 영역을 넓히고, ‘신한 SOL 인도네시아’를 통해 QR 결제, ‘고페이(Gopay)’와 같은 현지 결제사와의 제휴를 늘리고 있다. 그 결과 개인고객 수는 30만명을 넘었고, 가계대출 자산은 전년 대비 50% 넘게 증가하며 1억달러를 돌파, 전체 대출의 10%를 차지했다.

최근에는 외부 앱(3rd party 앱)에서 직접 결제가 가능하도록 오픈 API 형태의 ‘인도네시아 SOL Pay’를 개발해 현지 업체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인도네시아 SOL Pay’가 내년에 정식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구형회 신한인도네시아은행 법인장. 사진=김선재 기자

구 법인장은 “과거와 달리 핀테크만 사용하더라도 충전과 결제가 가능한 상황이다. 핀테크 업체와 경쟁하기 보다는 채널링과 같은 협업 구도를 통한 윈-윈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며 “유저 프렌들리하고, UI·UX가 잘 디자인된 SOL 뱅킹, 디지털 뱅킹을 추구하고 있다. 올해는 SOL의 고객 편의성 제고를 위해 UI·UX 개선에 추가 투자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내년 출범 10주년을 맞는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2030년까지 자산 규모 30위권에 진입하는 것을 중장기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BSI’라는 슬로건 아래 한국계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금융지원과 현지 기업 및 리테일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한편, 내부통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관련해서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효율적인 운영체계 구축을 위해 사업지주회사 형태로의 운영을 결정했고, 지난 9월 현지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이는 현지 금융당국의 중간지주회사 설립 의무화에 따른 것으로, OJK는 지난해 말 발표한 ‘금융 복합기업 및 금융지주회사’ 규정 제30호를 통해 ▲20조루피아 이상 ▲계열사 3개 이상 혹은 100조루피아 이상 ▲계열사 2개 이상에 해당하는 금융사에 중간지주회사 설립을 의무화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경제·금융시장에 충격이 왔을 때 이를 사전에 감지하고 대응 및 지원할 수 있는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지주회사 기능을 겸하면서 신한인도파이낸스(신한카드 현지법인)와 신한증권인도네시아(PT Shinhan Sekuritas Indonesia, 신한투자증권 현지법인)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을 행사하게 된다. 현지 금융당국의 규제에 대응하는 측면이 있지만,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과 협업을 통한 현지 시장 점유율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구 법인장은 “밸류에이션을 위해 딜로이트 회계법인을 선정했다. 우리가 (지분을) 받아오고, (대금을) 넘겨주는 작업을 내년 6월 정도 타깃으로 하고 있다”면서 “지주회사 도입의 취지에 맞게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자본 효율성을 제고하는 측면으로 잘 작동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형과 손익 모두 지속적으로 성장(Bigger), 내부통제를 조직 구성원 모두의 참여로 강화(Stronger), 무한한 열정을 기반으로 새로운 도전과 혁신(Infinite Passion)의 세 가지 전략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자산 증대를 위해서는 기업금융의 시장 점유율 확대, 리테일 자산 성장, 조달 경쟁력 강화, 비이자 수익 기반 확대의 4가지 전략 방향성을 설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년 현지인 부서장들과 함께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고, 이를 통해 성장의 장애요인을 극복하기 위한 현지 직원의 아이디어를 수렴해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