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형의 돈 되는 사주] 부를 경영하는 오행의 원리, 상생과 상극

2025-11-25     headlaner 기자
사진=이민형 대구예술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한국금융경제신문=headlaner 기자 | 사람들은 가끔 단어 자체가 주는 어감에 매몰되곤 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상생’과 ‘상극’이다. 궁합을 볼 때 상생은 서로 돕고 살리는 것이니 무조건 좋은 것, 상극은 서로 충돌하고 해치는 것이니 피해야 할 나쁜 것으로 여기는 이분법적 사고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분법이야말로 그 본질을 오해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자연의 이치에 선과 악이 따로 없듯, 오행의 운동인 상생과 상극 또한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다.

오행(五行)이란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 다섯 가지 기운이 순환하며 만물을 구성한다는 개념이다. 이 다섯 기운은 고정돼 있지 않고 끊임없이 관계를 맺는데, 이를 상생과 상극이라 한다. 상생은 기운이 한 방향으로 흐르며 도와주는 관계다. 나무(木)가 타서 불(火)을 만들고, 불이 타고 남은 재는 흙(土)이 되며, 흙 속에서 바위와 금속(金)이 굳어지고, 바위 틈에서 물(水)이 솟아나 다시 나무를 키우는 순환이다. 이를 경제 논리에 대입하면 ‘자본의 선순환’과 같다. 투자가 이익을 낳고, 그 이익이 다시 재투자로 이어지는 성장 구조다.

그러나 브레이크 없이 달리는 자동차가 위험하듯, 한쪽으로만 흘러가는 상생도 문제를 낳는다. 경쟁 없는 시장, 혁신이 멈춘 기업이 결국 뒤처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바로 상극(相剋)의 원리다. 상극은 기운을 제어하고 다듬는 관계다. 물(水)은 불(火)을 끄고, 불은 쇠(金)를 녹이며, 쇠는 나무(木)를 자르고, 나무는 흙(土)을 파고들며, 흙은 물길(水)을 막는다.

상극을 흔히 ‘파괴’나 ‘단절’로 오해하지만, ‘조절’과 ‘쓰임’으로도 볼 수 있다. 무성하게 자란 나무를 도끼로 다듬어야 좋은 가구가 되고, 거친 강물도 댐으로 막아야 전기를 생산하고 용수를 확보할 수 있다.

경제 활동에서 상극은 곧 ‘리스크 관리’이자 ‘효율화’의 과정이라 생각한다. 불필요한 지출은 줄이고, 과열된 시장에 금리라는 제동이 걸리고, 손실이 예상될 때 과감하게 결단하는 것, 이런 모든 것들이 상극의 작용이라 할 수 있다. 쇠도 불 속을 견뎌내야 단단한 도구가 되듯, 인생과 재산도 적당한 긴장과 조율이 있어야 빛을 발한다.

현대 사회는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우리는 늘 선택의 기로에 선다. 이때 필요한 것은 맹목적인 낙관(상생)만도 아니고, 지나친 두려움(상극)만도 아니다. 결국 돈이 되는 사주, 부를 이루는 지혜는 ‘조화’에 있다. 나를 도와주는 기운에 감사하되 안주하지 않고, 나를 힘들게 하는 시련을 성장의 자극제로 삼아야 한다.

지금 성장을 위한 엑셀(상생)과 리스크 관리를 위한 브레이크(상극)가 조화롭게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해 볼 때다. 상극을 두려워하지 말자. 그것은 나를 해치는 칼날이 아니라, 나를 다듬어 더 큰 부를 담게 하는 조각도일 것이다. 상생과 상극의 원리를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우리는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조금 더 현명하게 경영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