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현대차증권 사옥. 사진=현대차증권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현대차증권 사옥. 사진=현대차증권

한국금융경제신문=양지훈 기자 | 배형근 현대차증권 사장이 취임했다. 현대모비스에서 최고재무관리자(CFO)를 역임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비우호적인 업황 속에서도 리스크 관리와 경쟁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 현대모비스 CFO 출신에게 거는 기대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지난 21일 제70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배형근 대표이사 내정자를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배 대표의 임기는 3년이다.

1965년생인 배 대표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현대자동차 기업전략실 사업부장을 역임했고, 2018년부터 2023년까지는 현대모비스 재경부문장을 담당했다. 특히 재경부문장으로서 현대모비스의 곳간을 담당했던 ‘재무 전문가’의 이력은 현대차증권의 호실적을 이끌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말 배 대표를 사장으로 내정했던 현대차증권은 비(非)부동산 영역을 확대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부동산 관련 3실‧1담당‧6팀을 폐지했다. 부동산 이외의 영역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다는 목표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배 대표는 이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신성장동력 확보’를 강조했다. 현대모비스 재경부문장 재임 시절 새 먹거리 선점을 위한 선제적 투자를 단행했던 이력이 오버랩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배형근 현대차증권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현대차그룹
배형근 현대차증권 대표. 사진=현대차증권

◆ 지속 가능 경쟁력 확보-리스크 관리 ‘과제’

신용평가사는 현대차증권의 자본적정성과 유동성 대응 능력이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난해 9월 기준 153.4%에 달하는 자기자본 대비 위험익스포져 비율은 관리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2023년 9월 말 기준 순자본비율은 507.3%, 조정 영업용순자본비율은 239.5%로, 자본적정성이 양호한 수준”이라며 “이익 누적과 RCPS(2019년 1036억원) 발행을 통한 자본 확충으로 2020년 이후 자기자본 규모가 1조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2023년에도 12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영업용 순자본을 확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부동산금융이나 대체투자 등 위험익스포져가 증가하면서 조정 영업용순자본비율은 과거 대비 하락세”라며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이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이에 대비한 재무안정성 관리가 중요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배 대표는 현대차증권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했다. 주주총회 당일 그가 제시한 중점 추진 방안은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 ▲리스크 관리와 준법경영 강화 ▲디지털 대전환 등이다.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배 대표는 “수익구조 다변화와 신성장동력 확보 등 신(新) 경쟁력 확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부동산금융 외에도 여러 곳에서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의미다.

지난해 연중 상시 이슈로 떠오른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도 중요한 과제라고 언급했다. 배 대표는 “불확실성이 커진 금융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최적의 포지션 구축 등 선제적 리스크 대응에 매진하겠다”며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금융소비자 보호 체계를 고도화하고,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운영, 임직원 내부통제 실효성 제고 등 준법경영을 통해 고객으로부터 늘 신뢰받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배 대표의 부임으로 디지털 전환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는 “생존하는 기업은 고객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우리가 잘하는 것이 아닌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제대로 해내는 진정한 디지털 대전환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배 대표는 경험을 바탕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가며 견고한 증권사로 도약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 회사가 걸어온 시간 속에는 지난해처럼 어려운 시련을 이겨내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어 온 많은 경험이 축적돼 있다”며 “올해도 우리 앞에는 많은 숙제가 있겠지만, 현대차증권만의 철학과 경쟁력으로 이를 헤쳐나가고, 동시에 체질개선을 위한 혁신과 변화를 통해 견고한 증권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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