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경제신문=서효림 기자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대한항공 대표이사)이 인터뷰를 통해 보잉사 항공기 30대 구매 계획을 밝혔다. ‘비행 중 분리 가능성’과 ‘서류 위조 가능성’으로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 대한항공의 보잉기 확대 소식에 고객 불안이 커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대한항공 대표이사)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한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다음 달 말 열리는 영국 판버러 국제 에어쇼에서 관련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며, “주문 기종으로는 ‘787 드림라이너’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부품 뽑혀 나가는 ‘도어 플러그’ 발생…비행 중 분리될 수 있어
보잉은 지난 1월 177명이 탑승한 737 맥스9 여객기에서 ‘도어 플러그’로 불리는 객실 내 모듈식 부품이 뽑혀 나가는 사고를 계기로 FAA 조사를 받고 있다. FAA는 787 드림라이너의 동체 부분이 제대로 고정되지 않아 수천 번의 운항 뒤에는 비행 중 분리될 수 있다는 내부 고발에 대해서도 살피고 있다. 또, 검사 서류 위조 가능성에 대한 조사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보잉은 FAA에 서류 위조 가능성을 자발적으로 알려왔다고 한다. 보잉이 “특정 787 드림라이너 여객기의 날개와 동체 결합 부위의 적절한 결합·접지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검사를 완료하지 않았을 수 있다”라고 직접 당국에 밝혔다는 것이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9일 보잉의 엔지니어인 샘 살레푸어가 FAA에 문건을 보내 드림라이너 등 보잉의 여러 기종에 대한 품질 문제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살레푸어는 일부 직원들이 제조 공정을 소홀히 해 기체의 작은 틈이 제대로 채워지지 않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드림라이너 동체는 여러 제조사가 만든 조각을 합쳐 제작되는데 각 조각을 연결하는 지점의 모양이 균일하지 않다는 것이다. 살레푸어는 회사에 우려를 제기했지만 오히려 여러 차례의 보복 조치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 넷플릭스 다큐 출연 내부고발자 숨진 채 발견
이보다 먼저 보잉에 대한 내부고발을 하던 존 바넷은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호텔 주차장에 있던 자신의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보잉의 제조 공정 하자에 대한 법정 증언을 앞두고 있었다. 2018년과 2019년 보잉 맥스 추락 사고에 관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에 출연했던 바넷은 거의 30년 동안 보잉에 재직했고, 2010년부터 품질 관리자로 근무했다.
바넷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빠듯한 생산 일정 압박에 시달리는 작업자들이 기준에 맞지 않는 부품을 항공기 제작에 사용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또한 기내 산소 시스템에도 심각한 문제를 발견했다면서 이에 비상시 산소마스크가 4개 중 1개꼴로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작업자들이 공장 전반에 걸친 부품 소재 추적 절차를 따르지 않고 있기에 결함 있는 부품들이 그저 행방불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생산 라인 지연을 막고자 기준을 맞추지 못한 부품을 쓰레기통에서 다시 꺼내와 제작 중인 비행기에 장착한 경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생산 라인 지연을 막고자 기준을 맞추지 못한 부품을 쓰레기통에서 다시 꺼내와 제작 중인 비행기에 장착한 경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 미 연방항공청, 부적합성 인정 불구…30대 도입 계획 ‘불안’
보잉사는 바넷의 이러한 의혹을 부인했으나, 2017년, 미국 FAA는 검토 결과 바넷이 말한 우려 사항의 일부를 인정했다. FAA는 “부적합한” 부품 최소 53개의 위치가 확인되지 않으며, 행방불명된 것으로 간주된다고 확인했다. 이에 보잉사는 시정 조치 명령을 받았다.
샘 살레푸어가 지적한 문제와 바넷이 지적한 불량한 제조 공정에 따른 품질의 문제는 거의 동일하다. 이에 따른 FAA의 조치가 아직 진행 중인 과정에서 조원태 회장의 항공기 구매 발주 검토에 대한 인터뷰가 먼저 보도됐다.
737 맥스 항공기 사고 이후 무디스는 보잉의 신용등급을 투자등급 최하위로 강등했지만 조원태 회장은 상반된 태도를 보였다. 조 회장은 “보잉은 강한 회사”라며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보잉) 경영진은 이겨낼 것이고, 저는 그들을 믿는다”고 보잉 측에 신뢰를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