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경제신문=양지훈 기자 |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한 가운데 일부 품목에서 관세 영향이 드러났다.
15일(현지 시각) 미국 노동통계국은 6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2.7% 올랐다고 발표했다. 5월(2.4%)보다 0.3%p 상승했지만,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다.
헤드라인 물가는 전년 동기보다 2.7% 상승했으며, 근원물가는 2.9% 올라 5월 대비 오름세가 확대됐다.
상품물가를 보면, 일부 품목에서 관세 영향이 드러났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5월에 이어 6월에도 근원물가 상승률이 전망치를 밑돌았으나, 5월보다 관세 영향력이 커진 모습이다”며 “가정용 가구와 비품(전월 대비 1%), 비디오와 오디오 상품(1.1%), 장난감(1.8%) 등의 품목에서 물가 상승 모멘텀이 강하게 나타나 관세발(發) 물가 상승이 관찰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핵심 상품물가(에너지 식품가격 제외)에서 중고차 가격을 제외한 물가는 전월 대비 0.32% 상승해 2022년 3월 이래 가장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며 “통관수입금액 대비 관세수입 금액으로 계산한 실효 관세율 수준이 5월에 8% 수준으로 10%를 밑돌았고, 6월에서야 10% 수준에 도달했을 것으로 추정돼 아직 관세 비용을 온전히 지불하지 않고 있다. 향후 협상을 거쳐 관세율이 확정되면 더 많은 관세 비용 지불이 불가피하며, 재고 소진이 이어지면서 상품물가 오름세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여부가 미국 경기와 고용 약화 속도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제민 연구원은 “앞으로 몇 달간 가시화될 관세발 상품 인플레 압력과 트럼프발 관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인플레이션 전망만 놓고 보면 연준의 운신 폭은 넓지 않다”면서도 “관세발 인플레이션 상승이 일정 부분 예견된 만큼 물가 상승세가 가파르지 않다면 연준의 금리 인하는 미국 경기와 고용 약화 속도와 강도에 좌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 경기와 고용시장 약화가 나타나야 9월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