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경제신문=양지훈 기자 |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에 부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예상만큼 강하지 않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11일(현지 시각) 미국 노동부는 8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9%)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헤드라인 CPI는 전월 대비 0.4% 오르며 전망치(0.3%)를 웃돌았다. 근원물가는 전월과 마찬가지로 0.3% 상승해 전망치에 부합했다. 전년 대비로는 헤드라인이 2.9%, 근원물가가 3.1% 올랐다.
상품 가격은 전월 대비 0.3% 올라 7월 상승률(0.2%)보다 확대됐다.
관련해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부터 낮은 기저와 재고 소진 등으로 선행 가격지표와 함께 반등하기 시작했던 중고차(1%)와 신차(0.3%)의 상승 폭이 확대됐기 때문이다”며 “수입 비중이 큰 의류(1%), 가전 및 가구(0.1%)의 오름세도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비스의 경우, 전월 대비 0.3% 상승해 7월(0.4%) 대비 둔화했다”며 “주거비(0.4%)와 교통 서비스(1%) 상승 폭 확대에도 불구하고, 의료(-0.1%)와 레크리에이션 서비스(-0.6%)가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물가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렸다.
문다운 연구원은 “연준은 관세에 따른 물가 반등의 속도를 확인하며 향후 인플레이션 경로를 구체화할 것이다. 다만, 지난 8월 이후 빠른 속도로 악화하고 있는 고용 리스크에 대한 고민은 더 깊게 해야 할 차례가 온 듯하다”며 “인플레이션 반등에도 불구하고, 연말까지 물가보다는 고용으로 정책 무게가 이동하며 연내 2회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가격 인상 전망이 5~6월 고점으로 하락했다. 비용 상승 압력은 여전하나, 수요 둔화로 일차적인 가격 인상 여건은 어느 정도 마무리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고용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는 가운데 예상만큼 강하지 않은 인플레이션으로 보험성 인하를 위한 여건은 마련됐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