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사진=한국금융경제신문
여의도 증권가. 사진=한국금융경제신문

한국금융경제신문=도시은 기자 | 9월 국내 증시는 정책 모멘텀으로 인해 증권주가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유지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논의 기대감 등 정책 효과에 더해 거래대금이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상승 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 증권주 일제히 강세…정책 모멘텀 부각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증권지수는 9월 1일 종가기준 1290.79에서 9월 30일 종가기준 1417.41로 9.8% 올랐다. 증권사별로는 키움증권이 9월 1일 종가기준 20만5500원에서 9월 30일 종가기준 24만5000원으로 한 달간 19% 상승하며 가장 두드러진 상승폭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한화투자증권(15%), 미래에셋증권(11%), DB금융투자(9%) 등도 골고루 오름세를 보였다. 

이 같은 상승세는 정책 기대감에 힘입은 결과로 분석된다. 8월 세제 개편안 실망으로 증시는 잠시 주춤했으나, 9월 들어 정부가 주식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하면서 증시는 다시 탄력을 받았다. 자사주 매입 소각 의무화에 대한 논의가 9월에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증시에 훈풍을 불어 넣었다.

자사주 소각은 통상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면 동일한 이익 수준에서 주당순이익(EPS)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주주 이익을 직접적으로 확대하는 효과 덕분에 자사주 소각은 그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방안으로도 꾸준히 거론돼 왔다.

거래대금 반등도 호재로 작용했다. 현대차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9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26조7000억원으로 8월(22조7000억원) 대비 17.8% 증가했다. 3분기 일평균 거래대금도 전분기보다 9.4% 증가한 2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자예탁금은 9월 말 기준 76조8000억원으로 2022년 1월(70조3000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4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거래대금 증가는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가 늘어나고, 유동성 확대가 트레이딩·상품 포지션에서의 평가이익 증가로 이어져 증권사 실적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 증권가 “하반기 성장 지속 가능”

정부와 여당이 기업 자사주의 원칙적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개정안을 정기국회 내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증권가에서는 정책 기대감이 증권 업종 밸류에이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시 부양 정책이 일관되게 추진되며 국내 증시의 체질이 구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을 통한 거버넌스 개선과 주주환원 강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증권사는 증시 활성화에 따른 수수료 수익 증대가 기대된다”며 “정부가 연내 관련 법률 제정을 추진하는 만큼 추가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3분기 실적 전망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증시 강세와 거래대금 반등이 수익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증권사 합산 실적도 우수한 실적을 시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 5개사(한국투자·미래에셋·NH·키움·삼성) 합산 순이익은 약 1조41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강세로 위탁매매 이익이 확대되고, 단기 금리 하락과 주식 관련 자산 평가이익이 반영되면서 트레이딩과 상품 손익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며 “3분기에도 ROE 12%대의 양호한 성과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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