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경제신문=허지현 기자 | 국정감사 디데이의 날이 밝았다. 이번 국감에서는 재계부터 유통업계 주요 경영진들이 대거 증인석에 서게 되며, 플랫폼 불공정 거래·가맹점 갑질·산업재해·홈플러스 사태·호텔 응대법·노동자 처우 등 여러 가지 현안을 다뤄 질의를 진행하겠다고 알려져 더욱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국회 및 재계·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시작되는 국감에 법제사법위원회, 정무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등 상임위들이 재계·유통업계 인사들을 증인 또는 참고인으로 불러 질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 정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증인 출석과 관련해 “기업인을 최소화하라”는 지침을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침이 내려졌음에도 유통업계 인사만 20여명이 증인으로 채택되며 출석을 요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감 디데이인 이날 여야가 대기업 총수를 비롯한 기업인들의 증인 채택을 연이어 철회했다. 이에 대내외적으로 출석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인 출석 요구 최소화’ 정부 지침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 대한 국감 증인 채택을 철회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박정현 민주당 의원이 하청업체인 이수기업 노동자 집회 및 책임경영 관련 사유로 정 회장에 대한 증인 신청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교토교통위원회 국감에서도 다수 기업인의 증인 채택이 철회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와 최주선 삼성SDI 대표가 국감 증인 명단에서 제외된 것이다. 최 대표는 최근 마포구 창천동에서 전동스쿠터 배터리 열폭주로 추정되는 불이 나 2명이 숨진 것과 관련한 질의를 받을 예정이었다.
또한 오는 14일 진행되는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채택됐고,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도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 출석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만호 무신사 대표도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송재봉 의원실에서는 “조만호 대표는 지난 10일 해외 출장을 사유로 국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무신사 측은 “이번 조 대표의 출장은 갑작스러운 것이 아닌 계획된 미팅 일정을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며 “글로벌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수개월 전부터 해외 유통 기업 및 CEO들과 일정을 맞춰 이야기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송재봉 의원실은 그렇다면 조금 더 일찍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어야 하는데 국감 시작일인 13일에 임박해 10일 오후 5시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으며, 비행기 발권 시점도 증인 출석 통보 이후인 9월 22일인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에 불출석 사유서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국감 증인 출석과 관련해 증인 재신청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또한 올해 국회 정무위원회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출석일인 28일과 대한상의가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025 공식 부대행사로 주관하는 ‘APEC CEO 서밋’이 개막하는 날과 겹쳐 국감 출석이 어려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국감 증인 출석과 관련 정부의 최소화 지침을 반영해 재조율을 진행하고 있어 계속해서 국감의 변화가 이뤄지고 뜨거운 감자로 화두에 오를 예정이다.
또한 이번 국감에서 증인 채택과 참석이 더욱 주목 받는 이유는 국감에서 실시되는 질의가 이후 기업 운영 및 방향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다사다난했던 일이 많았던 만큼 소비자들 또한 질의와 관련해 좀 더 세심하고 엄격하게 판단하겠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어 이번 국감은 모두에게 큰 터닝포인트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