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경제신문=최예헌 기자 |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전기차 보조금 소멸으로 비상등이 켜진 배터리 업계에서도 흑자를 달성하며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AMPC 보조금을 제외하고도 23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둬들인 LG에너지솔루션은 적자가 지속되는 삼성SDI와 SK온에 비하면 웃을 수 있는 실정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 매출 5조6999억원에 영업이익 6013억원의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1%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무려 34.1%나 증가했다. 전기 대비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22.2% 증가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금액은 3655억원으로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2358억원(영업이익률 4.1%)이다. 직전 분기인 2분기(908억원)에 비하면 AMPC 보조금이 감소했으나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이 14억원에서 2358억원으로 급증했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또한 시장 컨센서스를 한참 상회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다. 지난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3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5조5216억원에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5145억원으로 집계한 바 있다. 영업이익이 컨센서스 대비 16.87% 증가한 것이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배터리 3사로 꼽히는 삼성SDI와 SK온의 사정은 녹록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삼성SDI가 3119억원의 영업손실을 안으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할 것으로 보았고, SK온은 약 18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9월 미국이 전기차 소비자에게 제공해 온 세액공제 혜택을 폐지하면서 EV 배터리 점유율이 하락세로 들어서 배터리 업계에 적신호가 켜졌다. 삼성SDI와 SK온은 이를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적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일찍이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었다. 배터리 점유율 하락세가 지속됐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ESS 생산 기지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며 ESS 배터리와 소형전지 등 판매 증가로 비우호적인 업황을 상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보조금 폐지로 인해 전년 대비 시장 역성장이 불가피하다”며 “다만 ESS 출하량 대폭 확대로 부정 영향을 일부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ESS 생산 기지 선제 가동으로 전기차 부진을 ESS로 상쇄하는 전략을 활용할 수 있기에 전기차 수요 부진이 극심화될 내년 1분기까지 경쟁업체 대비 양호한 실적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EV 배터리 공장 가동률 하락에도 불구하고 OEM 일회성 보상금이 반영되며 전 분기 대비 유사한 실적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