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대출을 비롯해 각종 여신거래 등을 주로 하는 은행을 주거래은행이라고 일컫는다. 대기업은 은행감독원의 여신관리규정으로 여신관리대상으로 정해지다 보니 특정 기업의 주거래은행이 어느 곳인지를 살펴 보는 것은 기업의 곳간을 분석할 수 있는 열쇠가 되기도 한다. 이에 본지는 국내 주요 대기업의 주거래은행에 대해 다뤄보는 기획을 준비했다. [편집자 주]
한국금융경제신문=김성훈 기자 | 삼성전자의 주거래은행은 우리은행이다. 한일은행으로 출범했던 1960년대부터 한빛은행을 거쳐 우리은행으로 개칭한 이후로도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1978년 이후부터는 70% 임직원들의 급여통장이 개설된 새마을금고과의 관계도 공고히 자리 잡아 ‘삼자동행’을 하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주채권은행은 ‘우리은행’이다. 삼성전자는 1960년대부터 60여년간 우리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정해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960년대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일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정했다. 이후 한일은행이 1999년 한빛은행을 거쳐 2002년 평화은행을 합병하며 우리은행으로 개칭한 이후로도 함께하며 끈끈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우리은행은 1932년 설립된 조선신탁주식회사가 전환 및 합병을 통해 한국흥업은행을 거쳐 1960년 민영화되며 한일은행이 됐다. 이후 국유화와 재민영화를 거쳐 우리은행이 된 현재도 삼성그룹과 주거래 관계를 유지 중이다.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를 통해서도 우리은행과의 끈끈함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의 단기차입금은 7조1902억원이다. 이중 7조31억원의 차입처를 ‘우리은행 등’으로 기재하며 주 차입처가 우리은행임을 드러냈다. 나머지 1871억원은 ‘씨티은행 등’으로 기재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보고서에 있는 내용 외에는 답변드릴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1978년부터는 ‘새마을금고’가 우리은행과 함께 삼성전자의 금융파트너 자리를 공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임직원의 출자로 ‘삼성전자새마을금고’가 설립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회원재산증식과 복리증진 기여’라는 직장금고의 사명을 가지고 삼성전자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힘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역 주민들의 필요에 따라 출자해 설립하는 지역금고와 달리 직장금고는 임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금융기관의 필요성을 느끼고 출자해 설립한다. 그런 만큼 삼성전자새마을금고도 삼성전자 직원들에게 여러 이점이 제공된다.
삼성전자 임직원의 약 70%가 월급 통장으로 이용 중인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새마을금고는 현재 경기도 수원시 영통 본점을 비롯해 수원 지점, 기흥, 온양, 구미, 광주광역시, 서초, 천안, 평택 지점 두 곳을 합쳐 총 11곳을 삼성전자 주요 사업장에서 운영하고 있다.
대다수의 임직원이 이용하는 첫 번째 이유는 주요 사업장에 위치했다는 지리적 이점이다. 많은 직장인들이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휴가를 사용하거나 점심시간 식사를 포기하고 은행을 이용한다. 그러나 이처럼 직장 금고가 본사를 비롯한 기업의 주요 사업장에 위치하면 시간·지리적으로 높은 편의성을 가진다.
2금융권인 만큼 1금융권에 비해 수신금리가 높은 것도 이점이다. 그뿐만 아니라 출자금 형태로 예금을 넣으면 해당 예금에 대한 비과세 혜택은 물론 삼성전자새마을금고의 연간 경영 실적에 따른 배당금도 받을 수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입사할 때부터 삼성전자 임직원을 위한 전용 금융기관이 있다는 안내가 있어 임직원 전용 금융기관이라는 인식이 있다”며 “직장인들이 창구 업무 보기가 쉽지 않은데 사업장 내에 있어서 업무 편의성이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