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대출을 비롯해 각종 여신거래 등을 주로 하는 은행을 주거래은행이라고 일컫는다. 대기업은 은행감독원의 여신관리규정으로 여신관리대상으로 정해지다 보니 특정 기업의 주거래은행이 어느 곳인지를 살펴 보는 것은 기업의 곳간을 분석할 수 있는 열쇠가 되기도 한다. 이에 본지는 국내 주요 대기업의 주거래은행에 대해 다뤄보는 기획을 준비했다. [편집자 주]
한국금융경제신문=허지현 기자 | 1948년 6월 28일 창립해 2007년 4월 1일 현 법인 설립까지 롯데그룹은 기업 초창기 때부터 롯데건설 등 주요 계열사의 자금 조달과 유동성 지원 등에서 신한은행의 핵심 조달을 받아왔다. 최근까지 롯데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펀드 조성 등에서 신한은행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며 끈끈한 동행을 엿볼 수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 공식 주거래 은행은 ‘신한은행’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롯데건설의 주거래 은행으로 유동성 지원과 자금 조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많은 도움을 주고받고 있다.
롯데그룹은 조흥은행과 신한은행이 합병하기 전 ‘조흥은행’부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조흥은행과 신한은행은 2006년 4월 1일 공식적으로 합병해 이후 통합 신한은행이 출범하게 됐다. 합병 이후 당시 존속 법인은 조흥은행이었으며 이로 인해 신한은행은 현재까지 조흥은행을 존속 법인으로 두고 있다.
합병 방식으로는 신한은행이 조흥은행의 지분 51.1%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이후 통합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합병 효과로는 국내 은행권 KB국민은행 1위, 신한+조흥은행 2위, 우리은행 3위 3강 체제로 재편되는 등 높은 영향력을 보여줬다.
또한 은행 시장에서 합병을 통해 자산 규모와 점포 수, 수신·대출 점유율이 크게 증가해 경쟁 구도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롯데그룹은 과거 부산은행과도 롯데ATM 관련 제휴를 맺은 뒤 롯데 계열사 이용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했으나, 롯데그룹의 주거래 은행과는 직접적 관련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그룹의 공식 주거래 은행은 신한은행으로 가장 두드러진 역할을 맡고 있다고 알려졌으나, 롯데그룹은 최근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4대 시중 은행과 미래 핵심사업 육성을 위한 5년간 5조원 규모의 금융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롯데 계열사 자금 지원에 동참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과거 2016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등 비자금 조성 정황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주거래 은행인 신한은행이 함께 조사 대상에 오르며 관계에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다.
신한금융투자는 2014~2015년 롯데그룹 회사채 인수전에서 선두권을 다툴 정도로 영향력이 있었지만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관계가 틀어져 불똥이 튄 것이다. 하지만 신한금융투자가 롯데그룹과의 공을 들이며 관계 회복에 성공했다.
이처럼 롯데그룹은 오래전부터 신한은행과 주거래 은행으로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롯데그룹의 주거래 은행 정책은 계열사 및 제휴 현황에 따라 다를 수 있어 4대 시중 은행 모두 거래되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롯데건설 등 주요 계열 기준으로는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