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 제대로 하는 기업답게 新세계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신세계그룹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신세계그룹 계열 분리 1년이 지난 지금, ‘두 기둥’이 그려나가고 있는 서로 다른 청사진이 미래에 어떠한 시너지로 큰 ‘나비효과’를 만들어낼지 한국금융경제신문이 탐구해 본다. [편집자주]
한국금융경제신문=허지현 기자 | 신세계그룹이 지난해 10월 그룹 계열사인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계열 분리를 공식 발표하며, 독자 경영 체제로 서로 다른 방식의 기업 운영을 지속해오고 있다. 이에 사람들은 두 회장의 경영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며 이후 실적, 운영 방식 등 차이에 대해 비교를 이어가는 중이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회장은 지난해 10월 30일 계열 분리를 선언하며 독자 경영 체제를 운영하게 됐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1년 이마트를 신세계에서 인적 분할한 이후 꾸준히 내부적으로 계열분리 작업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 분리 전부터 정용진 회장은 대형마트·슈퍼·편의점·복합쇼핑몰 등을 담당 운영해왔으며, 정유경 회장은 회장은 신세계백화점·면세점·패션·뷰티 등 사업 분야를 중점적으로 맡아왔다.
지난해 10월 정유경 회장이 신세계 회장으로 승진하며 계열 분리 토대에 속도가 붙었고, 2025년 정용진 회장이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이마트 보유 지분 전량을 매입하며 이마트 최대주주로 올랐다.
신세계그룹은 SSG닷컴 지분 정리 등의 절차만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계열 분리 신청 통과까지는 보통 1년 반~2년이 걸린다.
계열 분리 이후 많은 사람들은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의 경영 방식과 운영 태도에 대해 주목했다. 두 회장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그룹을 운영해 나가며 이익 실현을 추구하고 있다.
◆‘안정’과 ‘변화’ 두 마리 토끼 잡겠다…정용진 회장, ‘공격적 행보’ 멈추지 않아
지난 9월 신세계그룹이 2026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진행했다. 이번 임원 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두 회장이 이끄는 분야에서의 변화였다.
정용진 회장의 선택은 ‘안정’과 ‘변화’ 두 마리를 모두 잡는 것이었다. 추석 연휴와 국회 국정감사 일정 등을 고려해 지난해보다 한 달 앞당겨 진행된 지난 9월 정기 임원 인사에서 정용진 회장은 대폭적인 세대교체를 선언했다.
유통·이커머스 부문 지마켓 신임 대표로 장승환(제임스 장)을 선임, SSG닷컴·신세계푸드·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도 교체하며 변화를 이뤄냈다.
이는 국·내외로 커지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보여지며, 젊은 피를 영입해 발빠른 니즈 파악으로 신세계가 업계에서 도태되지 않고 더욱 빠르게 치고 나가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하지만 정용진 회장은 변화 속 안정도 함께 추구할 전망이다. 올해 이마트는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실적을 거뒀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이마트 실적 약세의 걱정은 과도한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부문을 제외한 전체 실적 개선의 폭은 시장의 기대를 웃돌았고, 3분기 직접물류센터 운영을 중단함에 따라 고정비 부담이 완화될 가능성, 지마켓코리아 사업부 재편에 따른 효과 등 많은 이유들이 이마트 실적 반등 가능성으로 언급됐기 때문이다.
정용진 회장이 이마트 경영에 집중하면서 이마트는 높고 안정적인 실적을 비교적 유지하고 있다. 오프라인 및 온라인에서 다양한 마케팅과 효율성을 중점으로 여러 가지 정책을 진행하는 것이 이유로 꼽힌다.
때문에 정용진 회장은 유지해왔던 안정적인 경영은 크게 바꾸지 않고, 부진한 온라인 사업 부문에 변화를 줘 집중하면서 이익을 실현할 전망이다.
◆보이는 것이 힘…정유경 회장, ‘성과’ 위한 ‘쇄신’ 나선다
정유경 회장 또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성과 위주의 ‘쇄신 경영’을 추구했다. 정유경 회장은 신세계 회장으로 승진 후 처음으로 진행하는 정기 인사였기 때문에 그 주목도는 더욱 높았다.
정유경 회장은 ‘신상필벌’ 원칙을 강조하며 조직 체질 개선에 속도를 냈다. 백화점·패션 부문에서는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와 문성욱 시그나이트 대표가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고, 신세계디에프(면세점),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주요 계열사 수장은 대거 교체됐다. 이는 정유경 회장의 신뢰를 기반으로 인사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정유경 회장은 책임과 보상 원칙을 확립하며 ‘일 잘하는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뜻과 확실한 성과를 내보이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표명하고 있다.
이번 인사와 함께 정유경 회장의 ‘성과’ 그리고 ‘쇄신’을 위한 기조는 현재 신세계의 상황에서도 유추할 수 있다. 어려운 경기와 소비 위축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겹치면서 유통업계에 어려움이 찾아오고, 전반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조직문화를 재구축해 체질 개선에 나서 이익을 실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유경 회장은 신뢰와 믿음으로 만들어낸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적극적인 경영과 성과와 쇄신을 보여주기 위해 강력한 리더십을 키우고, 영향력·경쟁력 극대화에도 힘 쓸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