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효성 사옥. 사진=한국금융경제신문
서울 마포구 효성 사옥. 사진=한국금융경제신문

한국금융경제신문=도시은 기자 | 효성이 자회사 효성화학의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추가 자금 지원에 나섰다. 다만 효성화학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그룹 차원의 재무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은 지난달 31일 효성화학에 대한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한 재무적 지원 계획을 공시했다. 이번 지원은 ▲자금보충 약정(2000억원) ▲영구전환사채 인수(1000억원) ▲백금 매입 및 재리스(2000억원) 등으로 이뤄졌다.

효성화학은 용연공장에서 촉매로 사용되는 백금 약 7만7157트로이온스를 리스사로부터 매입한 뒤 효성에 매각하고, 이후 효성으로부터 재리스할 계획이다. 이 거래는 오는 2026년 4월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총 금액은 약 2000억원에 달한다.

아울러 이달 중 효성의 자금보충 약정을 기반으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약 2000억원을 차입하고, 이어 12월 3일에는 효성을 대상으로 1000억원 규모의 사모 영구전환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 효성화학, 단기 차입 부담 여전

효성화학은 10월 말 별도기준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시장성 차입금 잔액은 약 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계열 지원을 중심으로 만기도래 차입금 대응, 사업부 양도, 종속회사 지분 유동화 등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나, 잔여 차입금 수준은 여전히 자체 영업현금창출력 대비 과중한 수준으로 판단됐다.

박현준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계열 지원을 중심으로 특수가스사업부(9200억원)와 탱크터미널사업부(1500억원)양도 및 베트남법인 지분 PRS 계약 등 약 1조5000억원의 현금이 유입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부채비율 개선이 이루어졌으나, 자체 영업현금창출력 부진을 감안하면 1조원을 상회하는 잔여차입금은 여전히 부담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효성화학의 주요 제품인 폴리프로필렌(PP)의 저조한 시황 등을 감안할 때, 잉여현금흐름 창출을 통한 차입금 상환에는 오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범용 석유화학 제품의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예상 대비 더딘 가운데, 2019년 이후 역내 신규 PP 생산설비 증설이 이어지면서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이후에도 프로필렌 계열 제품 증설이 이어질 예정이어서 단기간 내 수급 개선폭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효성화학의 영업활동을 통한 잉여현금흐름(FCF) 창출을 통한 더딜 것으로 보인다.특히 영업수익성이 양호했던 특수가스사업부를 양도함에 따라 전사 수익성은 단기간 저하될 가능성도 높다.

◆ 효성, 그룹 차원 부담 가중…“효성화학 부진 장기화 리스크” 

효성은 2023년부터 효성화학에 대한 재무적 지원을 지속해 왔다.

2023년 500억원의 지분 추가 출자에 이어 2024년 2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 매입, 2025년 4월 1500억원의 온산 탱크터미널 매입 등을 단행했다. 이번 영구전환사채 인수 1000억원과 백금 매입 후 재임대약 2000억원을 포함하면 2년여간 누적 직접 지원 규모는 약 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효성화학의 현금 창출력 회복이 장기간 지연될 경우, 효성의 자금보충 의무가 현실화되는 가운데 효성화학으로부터 확보한 담보가치 또한 하락할 수 있어 실질 재무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소영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2025년 6월 말 효성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2025년 6월 말 73.4%로 우수한 수준이나, 효성화학에 대한 신종자본증권 인수금액과 자금보충 관련 우발채무가 현실화되는 경우를 가정하면, 조정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30%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비우호적인 수급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PRS 계약에 따른 자금보충 등이 현실화될 경우 효성의 재무구조와 신용도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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