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 키우기 내 직업 선택 창. 사진= 인게임 화면 캡처
메이플 키우기 내 직업 선택 창. 사진= 인게임 화면 캡처

한국금융경제신문=김성훈 기자 | 넥슨이 지난 6일 출시한 ‘메이플 키우기’가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게임 1위를 달성하며 ‘메이플스토리’ IP(지식재산권)의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M’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손쉬운 육성과 콘텐츠로 메이플스토리를 가볍게 즐겨볼 수 있지만 출시 직후부터 발견되는 오류 등 자잘한 불편함과 한정된 콘텐츠가 아쉬움을 자아낸다.

◆넥슨 대표 IP 메이플스토리 감성 살린 첫인상

10일 오후 메이플 키우기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게임 1위와 앱스토어 무료게임 인기 차트 2위를 달성했다. 메이플 키우기는 넥슨과 에이블게임즈가 공동 개발한 신작 모바일 방치형 RPG(역할수행게임)다. 넥슨의 대표 IP 중 하나인 메이플스토리 IP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메이플 키우기에 처음 접속하면 메이플스토리와 똑같이 슈가와 거대한 단풍나무가 유저를 맞이한다. ‘메이플 아일랜드’에서 모험을 시작한 유저는 챕터별로 구현된 ‘헤네시스’, ‘엘리니아’, ‘페리온’을 거치며 성장한다.

라이트하게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인 만큼 자동 사냥이 진행되는 동안 주문서‧스타포스 강화와 능력치 분배, 스킬 습득 등을 함께 진행할 수 있다. 사냥 시 여러 개의 스킬을 번갈아 사용해야 하는 메이플스토리와는 달리 레벨별로 배울 수 있는 스킬이 하나씩 늘어나며 2~3개의 주력기만을 이용해 사냥하는 만큼 직접 조작도 복잡하지 않다.

방치형 RPG인 만큼 자동 사냥이 돌아간다. 사진=인게임 화면 캡처
방치형 RPG인 만큼 자동 사냥이 돌아간다. 사진=인게임 화면 캡처

특히 메이플스토리 특유의 사냥 피로도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메이플스토리는 캐릭터를 성장시키기 위해 사실상 필수적으로 ‘일일퀘스트’를 수행해야 한다. 메이플 키우기에도 일일퀘스트는 존재하지만 수동 조작으로 직접 몬스터를 사냥해야 하는 메이플스토리와는 다르게 ‘소탕권’을 사용해 즉시 해결할 수 있어 조금 더 가볍게 즐길 수 있다.

방치형 게임인 만큼 자동 사냥으로 진행되는 데다 절전 모드가 존재해 게임 플레이가 불가능한 상황에도 육성을 이어갈 수 있다. 심지어 게임을 아예 오프라인으로 두더라도 재접속 시 ‘오프라인 보상’을 받을 수 있어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장점 뒤에 숨은 단조로움이 단점

다만 올해 8월 넷마블에서 출시한 ‘뱀피르’처럼 퀘스트 수락과 클리어까지 자동으로 진행되지는 않아 진행을 위해서는 일정 부분 수동 조작이 필요해 완전한 방치형 게임은 아니다. 100% 자동 진행이 가능한 방치형 게임을 찾는 사람에게는 조금 귀찮을 수 있는 부분이다.

‘메이플 키우기’에는 5가지의 ‘성장 던전’이 존재한다. 사진=인게임 화면 캡처
‘메이플 키우기’에는 5가지의 ‘성장 던전’이 존재한다. 사진=인게임 화면 캡처

캐릭터를 성장시키기 위해 클리어해야 하는 ▲무기 던전 ▲경험치 던전 ▲장비 던전 ▲용사의 수련장 ▲강화 던전 등 ‘성장 던전’도 유저의 직접적인 조작이 필요한 콘텐츠다. 진행부터 클리어까지 유저의 조작이 필요한 부분이라 성장을 위해서라면 귀찮더라도 직접 깨주는 수밖에 없다. 메이플 키우기가 방치형이지만 완전 자동 진행 게임은 아닌 이유다.

원패턴으로 반복되는 스토리 진행 방식과 콘텐츠의 가짓수도 아쉽다. 매 스테이지마다 ‘스테이지 돌파하기’와 ‘적 150마리 처치하기’, ‘동료 뽑기’, ‘무기 뽑기’, ‘소탕하기’, ‘성장 던전 클리어하기’, ‘월드보스 도전하기’ 등의 가이드 퀘스트를 순서대로 반복할 뿐이다.

답답함을 느끼는 한 유저의 대화. 사진=인게임 화면 캡처
답답함을 느끼는 한 유저의 대화. 사진=인게임 화면 캡처

레벨이 올라감에 따라 파티퀘스트 등 하나씩 콘텐츠가 개방되지만, 며칠 만에 48레벨까지 성장시켰음에도 패턴에 특별한 변화는 없다. 해당 레벨까지 진행한 성장 던전도 난이도가 올라갈 뿐 같은 몬스터를 같은 방식으로 처치할 뿐이다. 몇 시간의 플레이면 콘텐츠가 고갈돼 지루함이 느껴진다. 실제 메이플 키우기를 플레이하는 유저들도 “답답하다”, “콘텐츠가 없다” 등의 대화를 주고받았다.

대부분 ‘옛메’부터 있던 오래된 코스튬이다. 사진=인게임 화면 캡처
대부분 ‘옛메’부터 있던 오래된 코스튬이다. 사진=인게임 화면 캡처

특히 아쉬운 부분 중 하나는 ‘코스튬’이다. 메이플스토리는 ‘룩덕겜(캐릭터 꾸미기 게임)’으로 소비하는 유저들도 적지 않다. 그만큼 다채롭게 꾸밀 수 있는 이등신 캐릭터의 매력이 넘치는 게임이다. 메이플 키우기에도 코스튬이 도입돼 있지만 거의 대부분이 과거에 출시된 옛날 코스튬이다.

옛메’에는 없었던 ‘로얄 스타일 쿠폰’이 메이플 키우기에도 구현돼 있다. 사진=인게임 화면캡처
‘옛메’에는 없었던 ‘로얄 스타일 쿠폰’이 메이플 키우기에도 구현돼 있다. 사진=인게임 화면캡처

옛날 메이플스토리의 향수를 전달하기 위해 의도했다고 생각하기에는 ‘로얄 스타일’이라고 불리는 최근 메이플스토리의 확률 뽑기 코스튬도 구현했다. 또 구현된 맵과 몬스터, 직업, 스킬 등은 요즘 메이플스토리의 것들인 만큼 의도를 종잡을 수 없다. 점프 후 착지 시 미묘한 끊김이 느껴진다거나 파티 퀘스트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는 현상, 일부 멤버십 상품이 구매 후 즉시 지급되지 않는 오류 등이 발생하는 것도 문제다.

메이플스토리를 사랑하는 유저들이 가장 힘들어했던 부분 중 하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게임이 ‘노동’처럼 느껴지는 부분이다. 게임에 집중하며 즐기기보다는 OTT나 유튜브를 시청하면서 기계적으로 키보드를 두드리게 된다. 메이플 키우기가 그런 메이플스토리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게임이 노동이 되지 않게끔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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