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사진=더본코리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사진=더본코리아

한국금융경제신문=도시은 기자 | 더본코리아가 상장 초기 기대와 달리 주가 약세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너 리스크와 실적 악화가 겹치며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이다. 백종원 대표가 방송 복귀에 나섰지만, 주가 반등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 ‘빽햄 사태’부터 국감 불출석까지…커지는 오너 리스크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전일 2만4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 상장 당시 주가는 5만1400원이었다. 한때 5만190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현재는 공모가(3만4000원) 대비 약 27%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주가 약세의 핵심 배경에는 연초부터 이어진 오너 리스크가 있다.

연초 ‘빽햄 사태’를 시작으로 농지법 위반 의혹, 원산지 표기 오류, 공장 위생 문제 등이 연달아 불거졌다. 

빽햄 논란은 올해 초 출시한 빽햄 선물세트의 가격을 높게 책정한 뒤 할인율을 높여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지적에서 촉발됐다. 타사 대비 품질·가격 경쟁력 논란이 제기되면서 비판이 확산됐고, 백 대표가 직접 해명했음에도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농지법 위반 의혹도 있었다. 2016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충남 예산군 오가면 농업진흥구역에 설립한 백석공장에서 외국산 원료로 된장을 생산하고 판매해 농지법과 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았다. 

농업진흥구역 내 시설에서는 국내산 농수산물을 원료로 식품을 생산해야 하는 현행 규정 때문이다. 이에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 6월 백석공장 운영을 중단했다.

백 대표의 국회 국정감사 불출석도 비판을 키웠다. 앞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백종원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그는 사업을 위해 미국 체류 일정 등을 이유로 귀국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며 출석하지 않았다.

이달 11일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대한가맹거래사협회·참여연대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MBC 예능 프로그램 ‘남극의 셰프’ 편성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더본코리아의 과도한 다브랜드 전략, 허위·과장 매출 제시, 동종업종 과밀출점 등 구조적 문제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 2·3분기 연속 영업손실…백 대표가 리스크 해소 나서야

백 대표 관련 논란이 이어지면서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224억원, 순손실 23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또한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741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에도 부진이 이어졌다. 3분기 영업손실은 43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이익 106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873억원으로 30.5% 감소했고, 2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더본코리아는 외식 프랜차이즈와 백종원 대표이사의 인지도를 기반으로 브랜드 파워를 키워온 기업이다. 하지만 개인(대표이사) 의존도가 오히려 잠재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른바 ‘백종원 리스크’를 지적한 바 있다. 아울러, 주가 상승 억제 요인으로 지목되는 오너 리스크를 없애려면 백 대표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다.

지난 5월 차 의원은 백종원 대표 관련 의혹의 영향으로 백종원 가맹점의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차 의원은 금융감독원을 통해 카드사 4곳(삼성·현대·신한·KB)으로부터 2~4월 홍콩반점·새마을식당·빽다방의 일별 매출액 자료를 확보했다. 자료 분석 결과, 2달 사이 일평균 카드 매출액은 홍콩반점은 18.5%, 새마을식당은 17.6% 감소했다.

차 의원은 “백종원 리스크는 그 자체로 오너 리스크로 작동하고 있다”며 “가맹업계에서 오너리스크가 발생하면 대표 개인이나 상장된 본사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가맹점주들이 더 큰 피해를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본코리아와 백종원 대표는 연이어 벌어지고 있는 의혹과 오너 리스크로 인한 가맹점주의 피해를 보상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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