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경제신문=양지훈 기자 | 3분기 자산운용사 10곳의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다. 강세장 속에서 운용보수 확대 기조가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일회성 요인으로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늘거나 줄어든 운용사도 있었지만, 주식시장 활황 등 우호적인 환경을 배경으로 대부분 전년 대비 성장했다.
◆ 미래에셋운용, ‘부동의 1강’
21일 한국금융경제신문이 자산운용사 10곳(미래에셋자산운용·삼성자산운용·이지스자산운용·마스턴투자운용·KB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신한자산운용·NH아문디자산운용·키움투자자산운용·한화자산운용)의 3분기 영업보고서를 취합해 분석한 결과, 10사 합산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2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8136억원) 대비 23.21% 늘었다.
지난해에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당기순이익 1위를 차지했다. 5949억원을 기록하며 나머지 9곳의 당기순이익 합산액(4074억원)보다 더 많은 순이익을 기록했다.
해외법인의 성장과 펀드 수탁고 증가뿐만 아니라 일회성 요인도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펀드 수탁고 증가에 힘입어 펀드 보수가 증가했고, 판교 테크원타워 매각으로 인한 일회성 이익 효과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대폭 성장했다”며 “미국과 인도 등 해외법인의 꾸준한 성장세도 전체 실적 증가를 견인했다”고 말했다.
◆ 10곳 중 7곳 성장…일부 운용사는 일회성 요인 반영
당기순이익 증가율 1위는 마스턴투자운용이 차지했다. 지난해 3분기 32억원에서 올해 88억원으로 172.85% 늘었다.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답게 매각 완료 건이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마스턴투자운용 관계자는 “상반기 주요 딜(deal)이었던 강남파이낸스플라자(GFP) 매각 건이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회성 요인을 반영해 순이익이 지난해 대비 감소한 운용사도 있다. 3분기 한국투자신탁운용 누적 당기순이익은 482억원으로 전년(784억원) 대비 38.5% 줄었다. 지난해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보유 지분을 한국투자금융지주에 처분하면서 당기순이익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다. 신한자산운용도 지난해 종속기업 처분 이익에 따른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이 65.23% 감소(953억원 → 331억원)했다.
다만, 운용사 전반적으로는 전년 대비 성장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마스턴투자운용 외에도 ▲키움투자자산운용(153.79%) ▲KB자산운용(68.97%) ▲삼성자산운용(26.55%) ▲NH아문디자산운용(11.04%) ▲한화자산운용(5.91%) 등의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
자산운용사들의 순항은 주식시장 강세 속 운용보수 확대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팽창 등 우호적 환경이 조성된 결과로 풀이된다. 코스피 지수는 4월 초순부터 이달까지 7개월 가까이 상승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3분기 말 159조원 규모였던 ETF 시장은 올해 3분기 말 250조원으로 성장했으며, 이달 18일 기준 279조원으로 늘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우호적인 시장 환경을 바탕으로 운용사들이 대부분 순항했다”며 “일부 운용사가 최저 운용보수 전략을 내세우는 등 경쟁이 심화하고 있지만, 연말까지는 업계 전반적으로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