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경제신문=도시은 기자 | 최근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해 금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관세 변수와 금리 인하 기대감이 맞물리며 금 관련 상품으로의 자금 유입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 올해 국제 금값 급등…금현물 ETF로 자금 몰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ACE KRX금현물과 TIGER KRX금현물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각각 -8.10%, -7.73%로 집계됐다.
반면, 자금 유입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ACE KRX금현물’의 순자산은 지난 10월 21일 2조6963억원에서 이달 20일 3조828억원으로 한 달 새 약 3865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RX금현물’ 순자산 규모도 7289억원에서 8540억원으로 1251억원 증가했다. 최근 한 달간 금현물 ETF의 수익률은 부진했으나, 자금은 꾸준히 유입되는 현상이 지속됐다.
올해 국제 금 가격은 관세 충돌로 인한 글로벌 불확실성과 안전자산 선호 속에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연초 온스당 2600달러에서 시작한 국제 금 가격은 지난 10월까지 60% 이상 급등해 4000달러선을 넘어섰고, 이에 이달 20일 기준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4060달러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힘이 실리면서 금 수요가 확대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g당 금 가격은 이달 20일 기준 19만3800원으로 마감해 연초(12만8790원) 대비 50% 상승했다.
◆ 연준 완화 기조 기대감…금 수요 확대 전망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도 금 가격 상승을 뒷받침했다. 연방준비제도위원회(FOMC)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3.75∼4.00%로 0.25%p 인하한 바 있다.
이날 공개된 10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상당수 연준 위원은 연내 기준금리 동결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일부 위원은 경제 상황이 예상대로 전개될 경우 12월 금리 인하가 적절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금 가격의 중장기 흐름이 우상향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국 경제가 고용 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이라는 양방향 리스크에 직면하면서 연준의 완화 기조가 2026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금·은과 같은 실물 안전자산에 우호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금 ETF·실물 금 투자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 주도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는 대표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인 금으로의 투자 자금 유입 확대 요인이다”며 “2026년에도 유효한 연준 통화정책 ‘완화’ 기조에서 골드 바·코인, 금 ETP등을 중심으로 투자자 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재영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들어 금 ETF 자금 유출이 유입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며 “하반기 유동성 확장을 기반으로 한 투자 수요가 금 투자로 연결되고 있어 향후 금값 상승은 투자 수요인 금 ETF로의 자금 유입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