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베트남은행이 ‘현지화’와 ‘디지털 중심 성장’을 양축으로 삼아 베트남 시장 리테일과 SME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2030년까지 ‘No.1 디지털 뱅크’로의 도약을 목표로 단계별 전략을 가속화한다. 사진=김미소 기자
신한베트남은행이 ‘현지화’와 ‘디지털 중심 성장’을 양축으로 삼아 베트남 시장 리테일과 SME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2030년까지 ‘No.1 디지털 뱅크’로의 도약을 목표로 단계별 전략을 가속화한다. 사진=김미소 기자

한국금융경제신문=김미소 기자 | 신한베트남은행은 ‘현지화’와 ‘디지털 중심 성장’을 양축으로 삼아 베트남 시장 리테일과 SME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2030년까지 ‘No.1 디지털 뱅크’로의 도약을 목표로 단계별 전략을 가속화한다. 

24일 신한베트남은행에 따르면 베트남은 젊은 인구 구조와 제조업·수출 중심의 경제, 빠르게 성장하는 디지털 금융 시장을 갖춘 아세안 핵심 신흥시장이다. 한국 기업의 진출도 활발해 한국 금융사들의 전략적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신한금융그룹의 신한베트남은행은 이 시장에서 현지 리테일과 중소기업(SME)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현지화된 상업은행’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특히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교민의 대표 파트너 은행으로서 카드·증권·보험 등 계열사와 함께 ‘원신한(One Shinhan)’ 모델을 구현하는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류제은 신한베트남은행 부법인장은 현지 조직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조하는 경영 철학을 펼치고 있다. 그는 부임 이후 ▲경쟁 심화 속 성장 모멘텀 재정의 ▲포트폴리오·리스크 관리 체계 고도화 ▲디지털·로컬 시장 중심 체질 전환’ 등을 시급 과제로 설정했다.

류제은 부법인장은 “이를 위해 로컬 고객·기업 비중 확대 등 현지화 전략과 소상공인·SME·WM 등 핵심 세그먼트 집중, 디지털·데이터 전환 가속화, 리스크 관리 체계 전면 재정비를 추진 중”이라며 “현지 조직이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구조를 더 강화해 주재원이 아닌 로컬 직원이 주도적으로 성과를 만들어가는 은행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신한은행 본사와는 ‘글로벌 매트릭스’ 협업체제로 중장기 전략 및 자본 배분을 긴밀히 조율하고, 영업·상품·디지털 등 현안은 현지법인이 주도하는 이원화된 의사결정 구조를 갖추고 있다. 특정 글로벌 전담부서만 담당하는 방식이 아닌 주요 본부 부서들이 역할을 나눠 갖고 해외법인과 긴밀히 협업하는 구조다.

류 부법인장은 “중장기 전략, 리스크 한도, 자본 배분 등은 모행과 긴밀히 조율하고, 영업·상품·디지털·조직 운영은 현지 법인이 주도적으로 결정하는 구조”라며 “대형 딜이나 규제·리스크 이슈 등 중요한 사안은 현지 법인 경영진에서 논의 후 모행 관련 부서(CIB·리스크·재무 등)와 협의를 거쳐 의사결정을 내리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베트남은행 호치민 지점 내부. 사진=김미소 기자

인력·조직 측면에서도 강력한 현지화를 추구한다. 현재 약 2500명 규모인 임직원 중 약 98%가 베트남 현지 직원이며, 56개 점포 중 약 40곳은 현지 출신 지점장이 이끌고 있다. 관리자급 인력 역시 현지인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신한베트남은행은 매년 ▲리더십 교육 ▲리스크·컴플라이언스 교육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 기업문화 교육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 중이다.

류 부법인장은 인재 육성의 핵심 가치로 ▲오너십(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리더) ▲전문성(리스크·디지털·영업 등 직무 전문성 강화) ▲신한 문화 체화(‘다르게, 빠르게, 바르게’ 핵심가치의 실무 적용)를 꼽았다.

신한베트남은행의 주요 성장 축은 리테일·SME 금융이다. 2017년 ANZ은행 리테일 부문을 인수한 이후, 리테일과 SOHO/SME 금융이 은행 성장의 양대 축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베트남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사업 분야는 주택담보대출·카드론·신용대출 등 리테일 대출과 로컬 SOHO/중소기업 대상 금융, 모바일 기반 신규 고객 유입 및 결제 서비스다.

류 부법인장은 “이러한 성장세의 배경에는 현지 고객 니즈를 반영한 금융상품 설계, 모바일 앱 ‘SOL Vietnam’ 기반 간편 가입·거래 경험 제공, ANZ 인수로 확보한 우량 리테일 고객 기반, SOHO/SME 대상 CMS(자금관리시스템)·QR결제 등 거래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체계 구축, 다양한 현지 파트너와의 생태계 제휴 등이 있다”며 “단순 자금 공급이 아닌 거래 데이터와 관계를 기반으로 한 종합 금융 파트너가 되려는 전략이 성장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략 속에서 신한베트남은행의 대출자산은 최근 2~3년간 연평균 약 19% 성장했다. 리테일 대출은 안정적인 두 자릿수 성장을, SOHO/SME대출은 그보다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재 대출 포트폴리오는 약 60%가 리테일 대출, 40%가 기업 대출(주로 SME)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리테일과 기업 대출을 함께 확대하는 ‘균형 성장 구조’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게재된 신한은행 배너 광고. 사진=김미소 기자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게재된 신한은행 배너 광고. 사진=김미소 기자

디지털 혁신도 이뤄지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 ‘SOL Vietnam’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024년 초 약 40만명 수준에서 10월 말 기준 약 56만명 수준으로 증가했다. 또한, 베트남 최대 전자지갑 MoMo와 제휴해 MoMo 앱 내에서 신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약 3만7000명 규모의 신규 고객을 확보했다. 신한 베트남법인 자료에 따르면 3분기 기준 MoMo 거래 유저는 약 4만8000명, 거래 건수는 6만8000명이며 E-Wallet 거래유저는 약 52만명, 거래건수 150만건이다.

신규 고객 유입에서 디지털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류 부법인장은 “모바일 앱(SOL), MoMoㆍZaloPay 등 제휴 플랫폼, 온라인 마케팅 채널 등이 확대되며 신규 개인 고객의 상당 비율이 디지털 채널을 통해 유입되고 있다”며 “정확한 수치는 시점마다 다르나, 현재 신규 리테일 고객 중 절반 안팎이 디지털 채널을 통해 유입(22만명 신규 고객 중 11만명 정도가 e-KYC채널)될 정도로 디지털의 기여도가 커졌다”고 말했다. 류 부법인장은 앞으로도 디지털 채널 중심의 온보딩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류 부법인장은 2030년까지 ‘베트남 No.1 디지털 뱅크’ 달성을 위해 단계별 로드맵을 제시했다. 첫 번째 단기 단계에서는 고객 핵심 니즈 중심으로 모바일 앱의 편의성을 개선하고 MAU를 확장하며 MoMo·ZaloPay 등 핀테크 제휴를 확대할 계획이다. 두 번째 중기 단계에서는 WM·SOHO·SME 등 세그먼트별 특화 상품·서비스를 확대하고, 쇼핑·여행 등 비금융 영역을 포함하는 차세대 통합 앱(SOL 3.0)을 출시할 예정이다. 세 번째 단계인 2030년 비전 단계에서는 신기술·신상품·신시장 전방위 혁신을 통해 신한만의 새로운 금융 경험을 확립할 계획이다.

특히, 퓨처뱅크그룹(FBG)은 이 디지털 전략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FBG는 ▲디지털 전략 로드맵 수립 ▲플랫폼 개발 ▲데이터·AI 활용 ▲디지털 결제·페이먼트 사업 ▲리테일 혁신 프로젝트 등을 총괄하며 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 호치민 지점 건물 외관. 사진=김미소 기자
신한베트남은행 호치민 지점 건물 외관. 사진=김미소 기자

이 같은 전략과 실행의 결과, 성장과 건전성 면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외국계 은행 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큰 편에 속하며, 모회사 글로벌 손익 기여도가 약 35%로 타 은행 대비 높은 수준이다.

류 부법인장은 “리테일·SME·기업·디지털을 아우르는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와 꾸준한 디지털 고객 성장세, 강력한 건전성 관리 능력이 다른 외국계 은행과의 차별화된 핵심 경쟁우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5년 3분기 말 기준 대출자산은 약 56억7600만달러이며 신용 성장률은 14.2%로 전년 동기(12.5%) 대비 1.7%p 상승했다. 연체율과 NPL 비율은 상각 후 각 0.36%, 0.30% 수준으로 전년 동기(각 0.75%, 0.56%) 대비 하락했다.

신용기관법 개정으로 동일인 대출 한도 축소, 주주·특수관계인 공시 의무 강화 등이 시행되면서 베트남 내 모든 은행이 포트폴리오 재점검과 내부통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대형·특정 차주에 대한 여신 집중도 관리 ▲관련자·특수관계인 정보에 대한 내부 시스템 정비 ▲리스크 가중치 및 자본 규제 변화를 고려한 자본·포트폴리오 운용 전략 재조정을 선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류 부법인장은 “외국계 은행으로서 이미 국제 기준에 맞춘 리스크·컴플라이언스 체계를 운영해 온 점은 규제 변화에 대한 적응 속도를 높이는 강점이지만, 한편으로는 데이터 접근·보고체계 등에서 현지 규제와 본사 기준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이중 관리 부담이라는 차별점도 있다”고 말했다.

신한베트남은행 호치민 지점 ATM. 사진=김미소 기자
신한베트남은행 호치민 지점 ATM. 사진=김미소 기자

장기적으로 류 부법인장의 목표는 외국계 1위 은행을 넘어 로컬 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리테일·SME를 축으로 한 현지화된 성장 ▲한국계 외국인 직접투자(FDI)와 로컬 시장을 동시에 아우르는 균형 포트폴리오 ▲대출 중심에서 예수금·외환·수수료 비즈니스로의 다각화 ▲리스크 관리와 자본 효율을 고려한 질적 성장 모델 구축 등에 집중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베트남 고객이 선택하는 은행, 한국과 베트남을 잇는 대표 금융 파트너’가 되는 것이 신한베트남은행의 최종 목표다.

류 부법인장은 “2030년 비전에 맞춰 내부적으로는 2026~2030년까지의 재무적 목표치를 운영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수치는 대외적으로 아직 확정·공개 단계는 아니어서, 현재로서는 성장률과 수익성, 비이자 수익 비중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로드맵을 가져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핵심은 ‘규모(자산·고객 수)와 질(ROE·건전성)을 함께 높이는 성장 모델’을 2030년까지 완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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