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병림 인터블루항공해운 대표.
사진=김병림 인터블루항공해운 대표.

한국금융경제신문=headlaner 기자 |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해상 물류에 새로운 선택지가 열렸다. 최근 북극항로의 이용 가능 기간이 확대되면서 상업 운항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이는 국제 공급망 전체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북극해의 해빙 기간 증가로 항해 가능한 시간이 과거보다 꾸준히 길어지면서 실제 운송 루트로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극항로는 기존 남방항로에 비해 운송 거리를 크게 단축할 수 있어 물류업계의 전략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아시아–유럽 구간에서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던 기존 루트는 안전성이 높지만 운항 기간이 길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북극항로는 운항 가능 기간 동안 동일 구간을 약 30% 이상 짧은 거리로 이동할 수 있어, 운송 시간과 연료비 절감 효과가 동시에 기대된다. 이러한 거리 단축은 자연스럽게 탄소배출량 감소로 이어져, 환경 규제를 강화하는 국제 시장에서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로도 작용한다.

다만 북극항로는 아직 연중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단계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 계절별 기상 변화, 해빙의 불규칙성, 극지 환경에서의 특수한 항해 요건은 여전히 부담 요소다. 항해 데이터 확보, 얼음 회피 경로 설정, 극지 항만 인프라 활용성 등은 기업들이 반드시 검토해야 하는 사항이다. 이러한 환경적 특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북극항로는 단독 루트가 아닌 전략적 보완 루트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맥락에서 주요 물류기업들은 공급망 안정성을 위해 기존 남방항로와 북극항로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남방항로의 안정성과 북극항로의 효율성을 상황에 따라 조합하는 방식은 리스크를 분산시키며 예측 가능한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아시아 지역 기업들은 운송 거리 단축을 통한 비용 경쟁력 확보와 동시에, 국제 환경 기준을 충족하는 지속 가능 경영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함께 달성할 수 있는 방안으로 북극항로를 평가하고 있다.

북극항로 개설은 단순히 새로운 길이 열린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글로벌 물류 체계의 구조적 변화를 촉발하고, 각국의 산업 전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흐름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기상 분석 기술의 발전, 극지 인프라 확충, 국제 협력 체계의 구축이 더해진다면 북극항로의 활용도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효율성, 비용 절감, 환경 대응력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가 동시에 요구되는 현 시점에서 북극항로는 물류기업들에게 명확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선제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이 새로운 해상 물류 시대의 주도권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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